부동산
[김홍진의 현장고발] 왜 연인산 주차장은 ‘무용지물’ 인가
입력 2015-02-12 10:02  | 수정 2015-02-12 11:46
[연인산 도립공원의 왕복조차 어려운 좁은 도로]
수도권 시민이 즐겨찾는 천혜자연과 계곡이 잘 어우러진 청정자연인 연인산 도립공원은 해마다 약 30만명이 찾는 곳이다.
그러나 이 공원의 중간에는 약 6610㎡(구 2000여평)의 대형주차장이 진입로없이 만들어져 있어 버스 한대조차 제대로 지나다니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무용지물이다.
덕분에 이 곳은 주말마다 전쟁을 치른다. 연인산 도립공원을 찾은 관광버스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마을 또는 도로에 불법 주차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피해만 계속 주고 있을 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연인산은 지난 2005년 9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당시 기존의 획일적이고 단편적인 국공립 공원조성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신개념의 테마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설계로 지역주민들의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며 추진된 사업이다.

2007년 1월경 시공회사를 선정하고 그해 5월에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열었고, 2014년까지 총 1200억원을 투입해 진입도로 확장과 포장 공사를 포함한 방문자센터, 숙박 및 상업시설, 들꽃테마공원, 자연체험시설, 생태 탐방로, 주차장 등을 시공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은 2008년 5월경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갑자기 사업계획을 변경시켜버렸고, 현재까지도 해당사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렇게 방치된 사업들이 널려있음에도 최근 정부는 ‘관광 인프라 및 기업 혁신투자 중심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용산주한미군기지 부지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조기개발하고, 판교 테크노밸리에 첨단산업단지를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주변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메가톤급 호재가 분명하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의 가동을 지원하고 관광 및 혁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연인산에 조성된 대형 주차장 모습. 차는 한대도 없고 간이 화장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 예로 정부와 지자체간 이견을 보여 지연됐던 용산주한미군부지 개발에 대한 착수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과 관련해 통산 2~3년 걸리던 인허가 절차도 최대한 단축해서 개발관련 애로사항을 해소시키기 위한 방안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리조트를 더 건설한다는 정책 등을 내놓았다.
정부는 혁신 관광 인프라 확충에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할 방침이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 개발 가치가 있는 지역을 해양 관광진흥지구로 지정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 놓은 것이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대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대규모 정책들이 상당수이다. 물론 그런 정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선 가까운 지역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정책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2017년까지 5000실이나 더 짓겠다는 호텔건립 계획을 추진해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우선 내국인이 살기에 편리한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국인이 살기 좋은 것이 바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기본적인 요소일 것이다.
수없이 많은 지역의 불편사항을 배제한채로 아무리 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그 어떤 정책도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고 본다.
이제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개발정책들이 생색과 전시행정 그리고 탁상행정으로 그쳐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미래의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대기업들만을 위한 정책보다 먼저 발표했던 개발사업부터 마무리를 하는 것이 옳은 정책이 아니겠는가.
전주대학교 김홍진 교수
과연 정부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정책들 중 제때 추진된 사업들이 그 얼마나 있었는지, 그 발표에 속은 주민들은 지금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묻고싶다.
작년 11월경에도 경기도가 낙후된 경기북부를 미래발전적인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지역균형발전 5개년(2015~2019)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757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또 수립한 발전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조례도 개정하겠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도로망이 열악한 경기북부에 2018년까지 전체 도로 예산을 증액하면서까지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설마 그때까지도 연인산은 올라갈 수 없는 대형주차장만이 덩그러니 그대로 있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전국 방방곡곡에 대규모 개발계획을 한다고 쏟아내기보다는 우선해야 하는 것은 기 발표한 사업부터 마무리해놓고 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문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김홍진 박사 / 정리 조성신 기자]
[참고 : 현재 애니랜드개발의 대표인 김홍진 박사는 전주대학교 부동산학과 객원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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