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油價 때문에…적자폭 늘어나는 현대重
입력 2015-01-18 18:37  | 수정 2015-01-18 21:14
2조원에 육박하는 분기 손실로 시장에 충격을 안겨 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영업손실이 5분기 연속 이어지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년 말부터 본격화한 유가 급락 여파로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실적이 악화되면서 현대중공업이 적자폭을 줄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작년 4분기 8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12월 이후 각 증권사가 발표한 실적 전망을 취합한 수치다. 12월 이전 전망치에 비해 예상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작년 11월 말까지 발표된 실적 전망에선 현대중공업의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90억원에 불과했다. 직전 분기인 3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1조9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12월 이후 발표된 전망에선 예상 적자 규모가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돌변한 것은 유가 급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해 배럴당 85~95달러 선을 유지하던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산 원유)는 10월 들어 하락세가 시작돼 줄곧 낙폭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선 배럴당 50달러 선이 깨졌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지분율 91%)인 정유업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작년 10월 말 실시한 애널리스트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 500억원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제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가 급락은 회사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로 보인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급락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재고 평가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기존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물량 중 계약 변경으로 중도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실적 감소 폭을 상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인건비 문제도 발목을 잡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다음달로 예상되는 조선 3개사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임금 일부를 작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1500명을 목표로 진행 중인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급 건도 4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돌발 악재로 현대중공업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12만원 수준을 유지하던 주가는 올해 들어 10만원 아래로 밀려나 지난 16일 9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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