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스 배관 타고 밧줄로 10명 구한 '시민 영웅'
입력 2015-01-13 19:41  | 수정 2015-01-13 20:38
【 앵커멘트 】
안타까운 사고 현장에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 시민 영웅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간판 시공업자인 51살 이승선 씨가 주인공인데요.
달랑 밧줄 하나 매고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당시 의정부 화재 현장에서 10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불길과 연기가 가득한 화재 현장을 지나던 이승선 씨의 발길을 잡은 건 "살려달라"는 한마디였습니다.

▶ 인터뷰 : 이승선 / 의정부 화재 주민 구조
- "(불이) 번지는 속도가 끄는 속도를 못 쫓아갈 정도로 급박했어요. '사람 살려' 해서 보니까 남자 한 분과 여자 세 분이 있었어요."

간판 시공업자인 이 씨의 손에는 평소 갖고 다니던 30m 짜리 밧줄 하나가 전부.

그대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밧줄을 내려 주민 3명을 구했습니다.


▶ 인터뷰 : 이승선 / 의정부 화재 주민 구조
- "이 밧줄로 나를 믿고 몸에 걸어라, 눈 딱 감고 10초만 참아라. 그러면 너 살 수 있다…안심시키고."

몸에 힘이 빠진 찰나 이번에는 '아이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 씨.

옆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건너가 다시 한 번 '밧줄 구조'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이승선 / 의정부 화재 주민 구조
- "매듭을 만들어서 사람 몸에 걸게끔 6층으로 쭉 내려줬습니다. 어떻게든지 반드시 내 살린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이 씨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온 입주민은 10명.

화마 속에서 빛난 이 씨의 용기가 삭막해진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가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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