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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2승’ 목표 달성했지만…더 강해져야 한다
입력 2015-01-13 18:28 
한국은 오만에 이어 쿠웨이트를 이겼다. 목표한 2승을 챙겼다. 결과는 만족이나 내용은 불만족이다. 강팀과 연전이 펼쳐지는 만큼 앞으로는 더 강해져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첫 번째 미션은 완수했다. 오만에 이어 쿠웨이트마저 잡았다. 2연승으로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내용보다 결과가 더 중요했던 두 경기였다. 1-0 스코어였고 참 힘겨웠던 경기였지만, 이기면 ‘장땡이었다.
첫 고비는 그렇게 넘겼다. 하지만 다음 고비를 넘기 위해선 좀 더 나아지고 강해져야 한다. 55년 만에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한 과제도 함께 남겼다.
한국은 13일 쿠웨이트와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6분에 터진 남태희(레퀴야)의 결승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땄다. 이날 목표는 ‘완벽한 승리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이기는 게 중요했다. 오만전 1-0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A조 선두에 올랐으니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우승트로피를 놓고 다투는 국제대회다. 우승하기 위해서는 잘 하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결과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는 건 분명 고무적이다. ‘승리 DNA를 가져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
단기적으로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그러나 앞으로 만날 상대는 오만, 쿠웨이트보다 더 강하다. 또한, 그 우승이 전부가 아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슈틸리케호다.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밟은 만큼 결과 못지않게 내용도 욕심을 내야 할 때다.
아시안컵 A조는 한국과 호주의 ‘2강 체제였다. 오만과 쿠웨이트가 복병으로 평가됐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다. 한국은 100% 전력이 아니었지만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를 상대로 퍽 고전했다. 무실점을 했지만 ‘합격점을 주긴 어려웠다. 실점과 다르지 않은 위기를 맞이했다. 오만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으로 패배를 면했으며, 쿠웨이트전에서는 골대가 한국을 살렸다.

수비는 상당히 불안했고, 공격의 파괴력은 떨어졌다. 한방을 갖춘 골게터를 보유한 팀을 만날 경우, 와르르 무너질지 모른다. 잔 실수가 너무 많았다. 공격 또한 다르지 않다.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쿠웨이트전에서 이근호는 전반 30분과 후반 29분 완벽한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건 ‘관리다. 오만전에 이어 쿠웨이트전에서도 후반 들어 상대에게 주도권을 뺏기며 위험한 상황을 잇달아 맞았다. 경기 중반 이후 체력과 함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3선의 간격도 벌어지는 등 조직적인 부분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강철 체력과 함께 90분 내내 흐트러짐이 없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또한, 체력 못지않게 컨디션 관리도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쿠웨이트전 베스트11에 7자리를 바꿨다. 당초 로테이션 시스템 가동을 구상했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 탓에 그 폭이 컸다.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감기 기운으로 이날 경기에 뛰지 않았다. 경기 내내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컨디션 악화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대회 개막 이후에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풀어야 할 숙제다. 감기가 아니더라도 몇몇 선수들의 몸 상태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좋은 출발이다. 이기고 또 이겼다. 모래바람을 뚫고 8강 진출 티켓을 거의 거머쥐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아쉬움이 더 크다. 100% 전력을 쏟지 못했다고 하나, 분명 달라진 경기를 펼쳐야 한다. 오는 17일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시작으로 ‘진짜 강팀과 맞붙어야 한다. 더 강해지지 않고선 승리하기 어렵다. 행운의 여신에게 기댈 수만도 없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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