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토종’ 지우겠다는 블랙야크, 그 속내 들여다보니..
입력 2015-01-13 17:31 

올해부터 토종 아웃도어란 단어를 빼겠다.”

블랙야크가 파격적인 내용의 새해 계획을 발표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13일 서울 양재도 블랙야크양재사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비전 및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강 회장은 올해 블랙야크는 42년째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내놓으려 한다”며 글로벌이란 냉정하고 차가운 시장에 도전해 올해부터는 토종이란 단어를 빼고 글로벌 아웃도어 블랙야크로 나갈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강 회장은 2013년 글로벌 사업본부 설립이 베이스캠프 구축이라면 2015년은 3년 간의 노력을 통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3대륙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 ‘캠프1을 구축하는 원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에서 ‘신(新) 한류 바람을 일으켜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블랙야크는 미국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를 최근 인수했다고 전했다. 블랙야크가 나우의 부채 등을 포함해 100% 인수하는 조건이며 인수금액은 1500만 달러(한화 약 162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는 나이키 파타고니아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 제품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2007년 창립된 브랜드. 친환경주의를 바탕으로 도시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나우는 독특한 감성과 뛰어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창립 당시에 업계에서는 혁신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로 주목 받은 바 있다. 현재 나우는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유럽 및 일본에서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나우의 대표이자 블랙야크 글로벌 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강준석 이사는 북미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진입장벽이 높은 아웃도어 시장으로, 그에 맞는 진출 전략으로서 현지 파트너쉽 체결과 브랜드 인수 등 시장에 대한 스터디 및 향후 기존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통한 진출 전략을 오랫동안 계획해 왔다”며 2013년 미국 리딩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와의 장기 라이선스 체결에 이은 이번 나우 인수는 블랙야크의 북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블랙야크가 정착하고 성장하는 데 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는 이어 특히 나우는 생태계를 보존하고 그러한 이념을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면서도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로, 향후 블랙야크와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야크는 이날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사업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강 이사는 아시아, 유럽, 북미 세 대륙을 의미함과 동시에 각 대륙별 시장 특성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인 ‘트라이앵글 전략을 글로벌 사업 전략의 핵심으로 소개했다.

유럽 시장의 경우 유럽 현지 시장의 니즈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제품 현지화를 위해 선보이게 될 ‘글로벌 컬렉션(Global Collection)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생산 공장인 KTC, 필드테스트 및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D.N.S(Development never stops)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컬렉션의 경우 2014년 독일 뮌헨 시내 중심에 쇼룸 오픈을 시작으로 2016년 하반기부터 단독 매장을 오픈 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할 예정이다. 향후,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 영국, 스칸디나비아, 러시아, 터키, 체코, 스웨덴 등 유럽 지역에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세계 최대의 스포츠박람회인 뮌헨ISPO의 4년 연속 참가를 앞두고 있는 블랙야크는 스위스, 이탈리아, 터키 등 유럽 3개국에 진출해 차별화 된 디자인과 독특한 브랜드 콘셉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현재 블랙야크의 국내시장 브랜드 파워와 한류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글로벌 볼륨거점 지역으로 삼을 계획이다. 중국은 소비자 성향에 맞는 제품을 별도로 기획하고, 유통지역을 넓혀 그 규모를 확대하고 한류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극대화 할 예정이다. 또한 작년에 진출한 대만과 태국에 이어 올해 일본과 홍콩, 싱가폴을 공략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아웃도어라는 말 그대로 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제 블랙야크는 한국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히말라야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블랙야크만의 ‘야크로드를 개척하려 한다”면서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오르기 위해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창의적인 길을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국내 토종브랜드가 글로벌 명품브랜드로 자리잡을 때까지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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