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차 반응 “일부 지분 매각해도 글로비스는 그룹핵심”
입력 2015-01-13 17:18  | 수정 2015-01-13 22:01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무산된 여파로 현대차그룹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글로비스 매각에 따른 투자자 반응이 싸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 매각 무산이 흔치 않은 일이라며 향후 현대차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3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오너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재추진할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고 밝히고 우호지분을 포함한 지분율도 40% 이상으로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공식 입장과 다르게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무산 이유가 정몽구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받아줄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정몽구 회장 지분에 더해 정의선 부회장 지분까지 매각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며 오너가 지분 희석에 따른 지배구조 프리미엄 상실을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오너들의 계열사 지분을 30%로 제한해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자체가 강제 규정이 아닌데도 현대차그룹 오너들은 자발적으로 주식 매각을 통해 정부 취지를 맞추려 했던 것뿐”이라며 하지만 시장은 마치 경영 승계 작업이란 해석만 내놓으며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에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소통 작업과 동시에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액을 줄여 일감 몰아주기 논란 규제 해소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식 매각 작업이 무산된 만큼 글로비스의 내부 거래를 더 줄여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 같은 대형 블록딜 무산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번 블록딜 무산은 가격적 요소보다는 급속히 얼어붙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심리를 되돌리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들은 열의를 갖고 주식 주문에 나섰지만 국내 기관들의 주문이 매우 저조해 결국 일부 해외 투자가들까지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철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오너들의 지분 매각을 현대차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글로비스가 마치 버림받는 것처럼 받아들였다”며 주간사가 나서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주간사가 설정한 가격 부분을 문제 삼는 투자가들은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최대 12%라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제시했지만 지배구조 프리미엄 상실 가능성이란 부분을 채워 넣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실패했던 블록딜이 재도전해 성공했던 것처럼 향후 현대글로비스 블록딜도 성공할 여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홍종성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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