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관투자가들, 은행株 대량 매도…이유가?
입력 2015-01-13 13:37 

국내 대형 은행주들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대한전선 채권 평가손실이 4분기에 반영되는데다 추가 금리 인하 우려로 은행들의 장기 실적 부진이 예상돼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우리은행 주식을 9거래일 연속 매도해 총 730억원어치(735만9998주)를 팔았다. 보험·연기금·투신을 중심으로 500만주 가까이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같은 기간 KB금융도 기관들의 '던지기'를 피하지 못했다. 9일 연속 매도세에 나선 기관들이 팔아치운 금액은 726억원. 이 영향에 3만9000원대이던 주가도 3만5750원(12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기관들의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14일 연속 기관순매도(435억원)가 이어지고 있으며 신한지주(415억원)에도 9일 연속 기관 '팔자'가 진행되고 있다. DGB금융지주(12일 연속 순매도, 228억원) 역시 기관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기관투자가들이 새해 들어 은행주 대량 매도에 나선 이유는 은행들의 상반기까지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특히 대한전선 관련 보유 채권 평가손실분이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채권은행 10곳이 보유한 대한전선 보통주와 전환우선주는 각각 5840만주와 4430만주다. 대한전선의 분식회계 영향으로 채권단의 보유 주식 폭락은 불가피 한 상황. 하나은행의 경우 6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대형 은행들은 취득가액 대비 평균 500억원 안팎의 평가손실이 예상된다.
정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은행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내수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올 1분기 내 최소 한 번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지난해 8,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향후 6개월가량 은행들의 수익성(이자수익)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1분기 금리인하는 상반기까지 은행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과 지방은행들은 기준 금리인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예금, 적금의 경우 조달금리가 1년~3년에 걸쳐 반영되지만 대출 금리의 경우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반영하기 때문에 우려가 적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조달비중이 50% 수준이어서 금리 인하를 비용에 즉시 반영한다”며 "기준금리 25bp 인하시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하락효과는 1.5bp로 3bp 수준인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낮다”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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