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유가 급락세 재시동…40달러선도 위태
입력 2015-01-13 13:15 

배럴당 50달러 안팎에서 잠시 바닥을 다지는듯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12일 뉴욕상품시장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이 4.7%(2.29달러) 급락한 배럴당 46.07달러로 밀렸다. 2009년 4월 이후 5년 8개월래 최저치다. 앞서 마감한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전일보다 5.3%(2.68달러)큰폭 떨어진 배럴당 47.43달러로 마감, 지난 2009년 3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수직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반토막난뒤 올초에도 급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한주간 다소 안정을 찾는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날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세를 재개한것은 골드만삭스 등 월가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유가전망을 하향조정, 유가 바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월가금융기관중에서도 원자재 투자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 전망치를 확 내린것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골드만삭스는 올한해 WTI 평균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배럴당 73.75달러에서 47.15달러로 확 낮췄다. 한꺼번에 유가 전망치를 36%나 하향조정한 셈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평균값 전망치도 당초 배럴당 83.75달러에서 40% 하향조정한 50.40달러로 급격하게 낮췄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가장 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2분기에 WTI와 브렌트유 평균가격이 각각 40.50달러, 42달러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중 상당기간 국제유가가 30달러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진단한 셈이다. 소시에떼제네랄도 올평균 WTI가격을 65달러에서 51달러로, 북해산 브렌트유는 70달러에서 50달러로 떨어뜨렸다. 어겐캐피탈의 존 킬더프 공동창업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두달전만해도 40달러 유가는 아웃라이어(비정상적 수치)로 간주됐지만 이제 골드만삭스까지 배럴당 평균 40달러 유가를 제시한 만큼 다른 많은 전문가들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유가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일각에서는 유가 추가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6월간 반토막이 난 브렌트유가 올들어 벌써 17%나 폭락하는 등 단기적으로 하락폭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가급락세가 헤지펀드 등 금융자산의 투기적인 매도공세때문에 초래된 만큼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 펀더멘털에 적절한 수준으로 유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가급락세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배럴당 유가 100달러 시대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왈리드 왕자는 폭스비즈니스뉴스에 출연,"석유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면 유가가 회복될 수는 있다”면서도"하지만 100달러 유가를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왈리드 왕자는"현시점에서 OPEC이 감산에 합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혀 감산가능성도 일축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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