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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에 빠진 이방인…외인 세미나 현장을 가다
입력 2015-01-13 09:26 
GSI가 주최한 KBO 외국인 선수 세미나에 참석한 선수들이 라이언 사도스키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안…뇽…하세…요”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있는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스프링캠프 회의실. 네 명의 외인들이 책상에 앉아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서툴지만, 열정이 넘쳤다.
국제 야구 컨설팅 업체인 GSI(Global Sporting Integration)가 이번 시즌 최초로 기획한 외국인 선수 세미나 현장, 낯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네 명의 외인들이 한국 야구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는 2015시즌 처음으로 한국 야구에 진출하는 선수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틀간의 강의로 진행되는 이 세미나는 문화(Culture), 삶(Life), 야구(Baseball), 영양(Nutrition), 언어(Language)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선수들은 간단한 한국어는 기본이고, 의식주 문화, 회식 등의 단체 문화, 심지어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 밤문화까지 한국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될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해서 배웠다.
이 세미나를 가능하게 만든 사람은 바로 라이언 사도스키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그는 GSI 세미나 이사로서 이번 세미나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한국 생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어 실력을 보여줬던 그는 이 자리에서도 한글을 읽는 법을 선수들에게 직접 가르쳤다. 그는 적어도 상대 타선이 나왔을 때 상대 선수 이름 정도는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통역에게 물어보면 너무 늦을 때가 많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선수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선수들도 적극적이었다. 한글 발음을 일일이 따라하면서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생활면에 대해서도 원정 경기를 이동할 때 아내를 데리고 가도 되는가?” 카우보이 부츠를 입고 돌아다녀도 문제가 되지 않는가?” 등을 물어보며 앞으로 겪게 될 새로운 생활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첫 해다 보니 규모는 작다. 애리조나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하는 롯데자이언츠에서 세 명의 외국인 선수-짐 아두치, 브룩스 라일리, 조시 린드블롬-가 참석했고, SK와 계약한 메릴 켈리가 합류했다.
강의를 맡은 사도스키는 몇몇 팀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며 선수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구단들 중에는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선수들의 합류를 허용하지 않는 구단도 있었다.
사도스키는 시즌 시작 전 외국인선수들에게 한국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은 선수들이 최고의 수준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중요한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세미나에 참석한 선수들을 영입한 구단들은 그렇지 않은 구단보다 선수 이해도 측면에서 극적인 발전을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행사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라이언 사도스키는 이번 세미나에서 강사로서 한국 야구 무대를 밟는 선수들을 돕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이 행사를 기획한 이한길 GSI 대표이사는 외국인 선수 계약은 단순히 새로운 선수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에게 타지에서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이들이 한국에서 야구 선수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 선수 생활을 허비하는 것이며, 한국프로야구와 구단 입장에서는 막대한 재정 문제와 팀의 골칫거리를 유발하는 일이다”라며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적인 적응을 도울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시간으로 13일에 시작,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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