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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동향] 2015년 예능계, ‘관찰 예능’ 전성기 이어갈까
입력 2015-01-07 08:0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기자]
◆ 연예가 동향 조사 기간 = 2014년 하반기 / 의견 유효 기한 및 범위 = 2015년 상반기 예능계.
지상파 주말 예능은 아이들이 차지한 지 오래다. 관찰 예능 속 꾸밈없는 아이들의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송일국네 ‘삼둥이를 내세운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여전히 강세다. 육아 예능의 싹을 틔웠던 MBC ‘아빠 어디가는 폐지를 앞뒀고, 후발주자 SBS ‘오 마이 베이비는 소리 없이 주행 중이다.
관찰 예능은 가족 외에 군대, 홈셰어링, 여행, 농촌생활에까지 뿌리를 내렸다.

MBC ‘진짜 사나이는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여군 특집으로 불씨를 살렸다. ‘여군 특집 시즌2도 예정돼 있어 다시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나영석 PD의 약진이 돋보인다. 그는 ‘꽃보다 시리즈를 성공시켰다. 농촌 생활을 담담하게 그린 ‘삼시세끼는 관찰 예능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어촌편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 테마주 =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는 특정 주제를 가진 사건에 의해 같은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군을 말한다. 2015년 예능계 테마주는 여전히 ‘관찰 예능이다.
관찰 예능은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만히 놔두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강봉규 PD는 과거 한 간담회에서 연출의 최우선 원칙은 그냥 놔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한의 상황 설정만 하고 모든 것을 출연진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였던 ‘아빠 어디가의 종영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찰 예능의 효시격이지만 ‘여행이라는 틀에 갇혔다. 매주 콘셉트를 새로 정하는 데 무리가 따랐다.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르는 아이들의 돌발 상황이 건네는 웃음이 점점 희박해졌다.
또 출연하는 아이들이 ‘유아가 아닌 ‘아동이었다. 발랄함은 느낄 수 있었지만 맏형 윤후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를 다진 모습에서는 원초적인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이는 곧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후속작으로 다시 ‘관찰 예능이 거론된다. MBC ‘동물 예능은 연예인이 동물을 키우는 모습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아예 ‘생각이 없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편성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소녀시대 유리가 물망에 오르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각종 예능에 손님으로 등장해 화제가 된 서장훈은 출연을 확정했다.
‘삼시세끼-농촌편으로 성공을 거둔 나영석 PD는 ‘그냥 둔다라는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 이서진과 옥택연을 내세워 성공을 거둠으로써 입증했다. 정해진 상황과 대사 없이도 잔잔하게 몰입도를 높이는 흡인력이 있다. ‘어촌편으로 다시 한 번 인기몰이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이라는 생소한 조합이 눈에 띈다.
◆ 대형주 = 시기적절한 출연진 교체 ‘슈퍼맨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시기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새 가족이 합류했다. 엄태웅-엄지온 부녀다. 이들은 지난 4일 첫 출연해 편안한 분위기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게다가 기존의 추사랑과 대한·민국·만세 ‘삼둥이가 확고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타이틀은 내려놓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집안 간 ‘콜라보레이션도 활발해졌다. 송일국네가 추성훈네를 방문해 시간을 같이 보내는가 하면, 추사랑은 일본인 친구 유토를 초대해 즐거운 한때를 지낸다.
‘육아에서 ‘아이의 사회성 교육으로까지 시야를 넓힌 것. 아이의 성장에 따라 병행돼야 할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됐다는 평가다.
◆ 이상급등종목 = ‘여군 특집 시즌2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홍은희, 걸스데이 혜리, 라미란, 지나, 맹승지, 박승희, 김소연이 출연했던 ‘진짜 사나이-여군 특집은 끊임없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던 프로그램에 숨을 불어넣었다. 여성들이 군대를 체험하며 보여줬던 땀과 눈물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쳤다.
특히 혜리는 특급 애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수의 CF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몸값도 올렸다. 두 번째 여군 특집이 기획 중이라는 소식이 돌자 여자 연예인들이 역으로 프로그램 측에 섭외 요청을 한 이유다. 모두 호시탐탐 ‘제2의 혜리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요행수로 인기를 끌 계획이라면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도 있다. 예를 들어 맹승지는 배꼽티를 입고 등장하는 등의 과도한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여군 시즌2가 시즌1처럼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시즌1을 흉내 내는 모양이 된다면 개성 없는 ‘아류에 그칠 공산이 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게 될 상황을 피하려면 새 멤버들의 의식적인 활동이 아닌, 자연스러운 군 생활 적응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 저평가우량주(옐로칩) = 후발주자 ‘오 마이 베이비, 소리 없이 강한 ‘백년손님 자기야
‘옐로칩이란 주식시장에서 대형 우량주를 일컫는 ‘블루칩 반열에 들지 못하지만 실적 수준이 양호하고 저평가된 종목들을 말한다. 저평가우량주 종목은 SBS 예능 프로그램들이 차지했다.
‘오 마이 베이비는 육아 관찰 예능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콘셉트도 기존의 육아 예능과 똑같다. 일요일 경쟁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위치한 게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토요일에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평균 시청률 6%대를 넘나들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전체적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큰 실책이 없다면 ‘롱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백년손님 자기야는 토크쇼로 출발해 지금은 처가에서의 장서관계를 관찰한다. 2014 SBS 연예대상에서 이만기와 남재현이 장서관계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육아 예능 홍수 속에서 돋보이는 성과다.
또한 평균 시청률 7%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고부관계 만큼 껄끄러운 장서관계를 웃음으로 풀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발전하게 만드는 육아 예능과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두 프로그램은 매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탄탄한 시청층을 확보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새해에 어떤 경쟁작이 등장하더라도 제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 거품주 = 게스트에 잠식된 ‘룸메이트
‘룸메이트 시즌1은 ‘홈셰어링을 주제로 야심차게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지나친 상황 설정과 캐릭터 분배 실패로 잡음만 일으켰다. 박민우는 밉상으로 전락했다. 여자 연예인들은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결국 시즌2로 재출범했다. 화요일 심야 단독 편성도 따냈다. 배우 배종옥, 개그우먼 이국주, god 박준형, 소녀시대 써니, 카라 허영지, 갓세븐 잭슨, 일본 배우 오타니 료헤이 등 독특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알맹이는 달라지지 않았다. 초대 손님에 의존하는 방송이 이어졌다. 이들은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룸메이트들을 대화 상대로 만들었다. 간혹 감동을 전하기도 했지만 ‘집에서 벌어지는 토크쇼가 돼버렸다. ‘관찰 예능을 표방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벌써부터 시즌3 이야기도 나온다. 버전과 멤버만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극약처방이 없다면 반등할 기미를 찾기 어려울 듯하다. ‘관찰 예능 시류에 편승했다 도태되는 ‘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신흥주 = 예능인으로 거듭난 서장훈, 새 예능 ‘투명인간 ‘아빠를 부탁해
‘관찰 예능의 특징 중 하나는 톱MC에 의지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사람이 서장훈이다.
그는 ‘윤후 바라기로 ‘아빠 어디가에 잠깐 출연하더니 MBC ‘사남일녀에는 고정으로 출연했다. 예능인으로서 시작이 ‘관찰 예능인 셈이다. 이후 토크쇼까지 발을 뻗더니 MBC ‘무한도전-유혹의 거인 편을 통해 완벽한 예능인으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최근 MBC ‘세바퀴 MC로 발탁됐다.
MBC 새 프로그램 ‘동물 예능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혼자 툴툴대며 할 말은 다 하는 그가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톱MC 강호동과 이경규도 ‘관찰 예능 대열에 합류한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이지만 종전처럼 단독 MC로 전면에 나서지는 않는다.
강호동은 KBS ‘투명인간을 통해 직장인의 일상을 포착한다. tvN ‘오늘부터 출근과 비슷한 콘셉트여서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지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경규는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사춘기 자녀와의 일상을 공개한다. 단 ‘육아 ‘성장 보다 ‘가장의 모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아이들의 연령대가 달라졌을 뿐 콘셉트는 기존 육아 예능과 비슷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동향(動向) : 사람들의 사고·사상·활동이나 일의 형세 따위가 움직여 가는 방향을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는 <연예가동향>을 통해 대중문화계 흐름을 분석, 독자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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