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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연봉 상한선 폐지, 투명성 회복은 의문
입력 2014-12-29 14:04 
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와 재계약 협상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일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결정적 걸림돌은 몸값이다. 이미 몇몇 구단들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올해부터 폐지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으로 외국인 선수 몸값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봉 상한선 폐지에 따른 투명성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공공연한 비밀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 연봉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없앤 제도인데 여전히 투명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외국인 선수 보수 상한제를 없애기로 했다. 이전까지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할 때 연봉 총액이 30만 달러를 넘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유명무실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높은 몸값을 받던 선수들이 국내 구단과 계약을 하고 뛰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29일 현재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 짓지 못한 팀은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등 4개 구단이다. 삼성과 KIA는 투수 1명, SK는 타자 1명의 자리가 비어 있고, 두산은 투수와 타자 각각 1명씩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6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최고 연봉은 100만 달러.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이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과 타자 에릭 테임즈,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자가 됐다.
그러나 과연 100만 달러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일까. 여전히 공공연한 비밀이 존재한다. 이들의 계약 발표 앞에는 ‘구단에서 공식 발표한 연봉 총액이라는 불편한 수식어가 붙는다.

연봉 상한선이 폐지됐으나 일부 구단의 소위 ‘뒷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구단 고위관계자는 어떤 구단은 최근 몇 년간 100만 달러 밑으로 외국인 선수 계약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는 말까지 나온다.
연봉 상한선 폐지는 구단으로서는 부담스럽다. 투자 대비 성과가 없을 경우 고스란히 프런트 책임으로 돌아간다. 또 외국인 선수를 낙점한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축소 발표가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미 외국인 선수의 몸값은 높아졌다. 국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몸값 인플레 현상도 한 몫 했다. ‘알만큼 아는 외국인 선수들도 몸값 경쟁을 벌인다.
지난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릭 밴덴헐크는 2년 4억엔(약 36억6000만원)을 제시한 일본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머니 게임에서 졌다. 두산이 더스틴 니퍼트와 협상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식 발표된 연봉이 아닌 ‘숨겨진 몸값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 폐지의 취지는 투명성 회복이다. 그러나 얼마나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뒷돈이 성행하는 시장에서는 자정작용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결국 부담은 구단이 짊어지고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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