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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LG 두산 광고권 원하면 잠실구장 투자해라
입력 2014-12-29 14:02  | 수정 2014-12-29 15:31
LG 두산이 잠실야구장 광고권을 가져오기 위해선 "선투자" 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의견이다. 사진=MK스포츠 DB
프로야구단 자립의 첫 번째 조건은 광고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광고권을 서울시에 넘겨준 뒤 두 구단 합쳐 연간 100억 원 이상의 광고 수입을 잃었다. 내년 8월 완공되는 고척돔 사용권을 놓고 서울시와 협상 중인 넥센 히어로즈는 광고권을 행사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한 해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쓰고 있는 프로야구단에서 광고 수입은 절대적이다. 현재 광고권을 갖고 있는 구단은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다. 삼성 라이온즈도 내년 완공되는 신축 대구야구장에선 광고권을 갖게 된다. KIA와 삼성의 공통점은 구장 신축에 일정액을 투자하고 장기임대를 했다는 점이다. 넥센은 목동야구장을 사용하면서 서울시의 특혜를 받고 있다. 넥센은 목동야구장 사용료로 하루 12만 원을 내면서 광고권까지 갖고 있다. 넥센은 광고권 대가로 서울시에 연 9억원을 지불한다.
KIA는 광주 챔피언스필드 건설에 300억 원을 투자해 광주시와 20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500억 원을 투자했다. 대구시와 25년 임대 계약한 삼성은 광고권 뿐 아니라 주차권까지 소유하기로 했다.
광고권 등 구장 운영권을 확보하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 각 구단은 장기임대와 광고권을 가능케 해 달라고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28일 전경련 등 8개 경제단체가 개선을 건의한 153건의 규제 중 114건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전경련이 건의한 지자체가 소유한 경기장의 단기임대 계약 때문에 프로스포츠 발전이 저해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3월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제출해 지자체 소유 경기장의 장기임대와 민간 투자를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체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잠실야구장을 비롯해 서울시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서울시체육시설사업소 측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단, 조건이 있다. 광고권을 행사하기에 앞서 KIA와 삼성처럼 ‘선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도 2009년 홈구장을 새로 지으면서 건설비용 15억 달러(약 1조 6500억 원)를 부담한 뒤 사용료로 40년 간 400달러(1년 10달러)를 내고 있다.
서울시체육시설사업소 측에 따르면 LG와 두산도 잠실야구장에 ‘선투자를 하면 얼마든지 광고권과 주차권 등을 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잠실야구장 개보수 비용으로 매년 40억 원 안팎을 쓴다. 잠실에 새 야구장이 들어서기까지 대략 1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볼 때 4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사업소 측은 LG와 두산이 이 비용을 감당한다면 장기임대와 광고권 주차권 양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해야 KIA 삼성과도 형평성이 맞는다는 논리다.
넥센도 마찬가지다. 넥센이 고척돔의 광고권을 비롯한 운영권을 원한다면 일정액의 ‘선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넥센의 경우 재정 여건 상 수백억 원의 선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서울시와 넥센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할 숙제다.
정부안이 확정되면 지자체 소유의 경기장에서 장기임대와 수익사업이 가능해 진다. 아울러 KIA와 삼성의 모델처럼 ‘선투자 역시 전제조건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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