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장人직장忍] `꽃뱀`부터 `불륜` 주의보까지
입력 2014-12-01 10:40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속속 내려가면서 '꽃뱀 주의보'가 내려졌다.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다소 느슨해진 틈을 타 돈을 뜯어내려는 꽃뱀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어서다. 공기업 직원뿐만 아니라 잘 나가는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꽃뱀 일당의 한탕 치기 위협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지방 이전으로 공기업 직원들의 몸과 마음은 고달프기만하다. 거주지 문제를 비롯해 기혼남녀는 자녀교육 때문에, 미혼남녀는 부모나 친구 등 가까운 지인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해야 하는 부담감에 본사 이전이 달갑지 않기 마련이다. 여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탕을 노리는 꽃뱀까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에 긴장을 늦추기가 무섭다.
주말에는 서울에서, 주중에는 지방에서 지내는 공기업 K과장은 일과 후 늘 공허하다.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서 왠지 모를 외로움에 술을 찾는 횟수도 부쩍 많아졌다. 술이 들어가 정신이 몽롱해 질 때면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본 중년 남성의 불륜 스토리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공기업 지방 이전으로 가족을 서울에 두고 거주지를 옮긴 M대리는 무료한 저녁 시간이 싫어 운동을 시작했다. 퇴근 후 헬스클럽을 찾아 1~2시간 운동을 하면 잠도 잘 오고 잡생각이 나지 않을법해서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M대리에게는 말동무가 생겼다. M대리가 헬스클럽에 올 때쯤 어김없이 찾아오는 볼륨 몸매를 뽐내는 그녀는 어느새 술동무가 됐다. M대리는 아내에게 전화가 올 때면 왠지 죄짓는 기분이다.

신의 직장이라고 부러움을 사는 고액 연봉의 공기업 직원들이 지방으로 거주지를 속속 옮기면서 나오는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한탕을 노린 꽃뱀들이 공기업이 소재한 지방으로 모이고 있다는 것. 설마 하는 이야기로 들릴법하지만 실제 꽃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공기업들은 강사를 초청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기 바쁘다. 강의는 '성윤리 의식 제고'라는 주제로 꽃뱀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 직원이 꽃뱀에게 2억원을 털린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나 홀로 타지 생활이 지속되면서 불륜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요구되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찾아오는 외로움을 참지 못해 남녀가 눈이 맞아 가정이 풍비박산난 이야기는 공무원들 사이에 더 이상 새삼스러운 소재가 아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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