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시 부진에 대차잔액 첫 50조 돌파
입력 2014-11-24 17:28  | 수정 2014-11-24 19:38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주식 대차거래 잔액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었다.
24일 한국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대차잔액 금액은 50조1003억원이었다. 주식 대차잔액 수량도 17억9000만주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지난달 말 48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대차잔액은 이달 11일 49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열흘간 꾸준히 상승한 끝에 50조원을 넘어선 것.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가가 주식이 필요한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거래로, 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다시 싸게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다. 대차잔액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주가 하락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로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대차잔액이 많이 쌓인 업종이나 종목은 향후 공매도가 몰리면서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이달 21일까지 최근 3개월간 대차거래가 가장 많았던 상위 10종목을 잔액 순으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 KODEX200 GS건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DGB금융지주 한화케미칼 LG유플러스 대우건설 한진해운이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부진하거나 주가가 지나치게 가파르게 오른 일부 종목 중 대차거래 잔액이 많은 경우 주의해야 하지만, 대차잔액 50조원 돌파를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배성완 한투증권 PBS부 과장은 한국 증시에서 시총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장기투자하는 해외 펀드가 보유한 주식이 많아 대차거래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꾸준히 조성되고 있다”며 롱숏전략을 활용하는 다양한 상품과 펀드가 등장하는 것도 대차거래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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