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병언 일가 `막후 실세` 김필배 자수 의사
입력 2014-11-24 14:54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 측근 재판 과정에서 막후 실세로 드러난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가 미국 도피 생활을 접고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 일가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24일 "김씨가 최근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혀왔으며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귀국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씨가 자수하면 유씨 일가 비리 관련 수배 대상중 유씨 차남 혁기씨(42)만이 유일한 미검자로 남는다. 유씨 장녀 섬나씨(48)는 지난 5월 프랑스 사법당국에 검거됐으나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씨가 자진 귀국해 검찰 수사를 받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씨 일가 비자금 조성 등 비리 전모가 드러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애초엔 유씨 금고지기로 불린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가 열쇠를 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횡령 배임 조세포탈 혐의(66억600만 원)로 구속기소하면서 유씨와의 관련성은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필배씨의 상황은 다르다. 유씨 측근이자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김씨 지시로 유씨 사진을 구입했다고 진술하는 등 유씨 일가와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된 상태다. 지난 5일 유씨 측근에 대한 1심 선고에서도 재판부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소재를 감춘 유혁기·김필배 대표를 제외하고 (변기춘 천해지 대표가) 가장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혀 김씨의 위상을 재확인한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자수를 선택한 배경을 놓고 세월호 참사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유씨 일가와 측근에 대한 1심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 된데다, 검찰 조사와 재판에 대비한 준비가 끝났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금수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종적을 감춰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이 내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재욱)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유씨 부인 권윤자씨(71)와 처남 권오균씨(64)에게 징역 2년 6월과 징역 5년의 실형을 각 각 선고했다. 권씨 남매는 기소 내용을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7일 1심 선고를 한다.
이날 오후에는 유씨 금고지기로 불리고 있는 김혜경씨에 대한 첫 재판도 열렸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는 기업인으로서 경영상 임대차 계약, 부동산 매수, 물건을 파는 일을 한다. 법인카드도 출장비로 쓴 것”이라면서 검찰이 주장한 8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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