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연평도 포격과 4차 핵실험, 그리고 방산 비리
입력 2014-11-23 08:51 
2010년 11월23일, 평화롭던 연평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당시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을 하던 저 역시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을 정도이니까요.

당시 연평도 주민들의 말입니다.

▶ 연평도 학생 주민(2010년 11월23일)
- "학교 지금 뒷편 뒷산에도 폭탄 맞아서 불바다 돼서 학생들 다대피소에 있고 건물들 창문 다 깨지고 지금 난리도 아니 에요. 지금."

▶ 연평도 주민
- "집도 빨리 다 타고, (할머니네 집이 탄거에요?) 아들네 집이 탔어요 옆집에 불이 붙으면서"

▶ 인터뷰 : 소연평도 주민
- "(몸이 힘드셔서 못 떠나시는 거에요?) 그렇죠. 젊어서는 산에도 뛰어다녔겠지만 이러고 있겠어요? 이미 버려진 모 좀 할머니가 심자고 해서 할 수 없이 가는 거에요."

▶ 인터뷰 : 전창분 / 연평도 주민
- "조금만 소리나면 막 놀라고, 노인들은 몸이 불편하니까 얼른 못 움직이잖아요. 그래서 불안해서 막 울고 그래요."

▶ 인터뷰 : 김규진 / 연평고등학교 1학년
- "훈련하거나 밤에 갑자기 천둥이 치거나 그럴 때마다 뭔가 폭격인가 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이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지도 이제 4년이 됩니다.


그런데 북한은 반성은 커녕 오히려 이날을 승전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패전을 만회한다는 낭설조차 내뱉지 못하도록 도발자들을 검푸른 바다 속에 영영 수장시켜 버리자는 것이 연평도 포격전 쾌승 4돌을 맞고 있는 우리 서남전선군 용사들의 보복 의지이다."

북한의 호전성은 익히 경계해야 할 바이지만, 최근 유엔인권결의안 이후 더 강해졌다고 봐야 합니다.

제2의 연평도 포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연평도는 남북한의 신형 무기가 대거 배치된 상태입니다.

우리는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을 배치했습니다.

북한 역시 1분에 20발을 쏠 수 있는 신형 방사포를 배치했습니다.

어느 한쪽이 불을 뿜는다면 그야말로 파국입니다.

4차 핵실험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공개한 이 사진을 보시죠.

북한 영변의 핵 재처리시설에서 증기가 나오는 모습입니다.

재처리시설은 폐연료봉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시설입니다.

우리 정부는 4차 핵실험 징후가 아직은 없다고 보고 있지만, 38노스는 이번에 관찰된 연기가 재처리시설 가동을 위한 첫 단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처구니 없게도 방산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곪을 대로 곪아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는 방산 비리 척격을 위해 사상 최대규모의 합동수사팀이 오늘 발족했습니다.

1998년 율곡비로 수사단이 57명인데 비해 이번 수사 인력은 무려 두배에 달하는 105명.

그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합니다.

▶ 박근혜 / 대통령(10월29일 국회시정연설)
- "최근 잇따라 제기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예산집행 과정의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서 그 뿌리를 뽑을 것입니다."

합수단의 칼날이 겨낭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입니다.

합수단 출범의 방아쇠가 된 해군 통영함·소해함 등 거액의 군함 건조사업은 대부분 이명박 정부 때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정권 말기인 2012년에는 14조원에 이르는 무기 도입사업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각종 사업에서 결함과 의혹이 이어졌습니다.

군과 방위사업청 역시 타킷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스스로 제살 도려내기를 하는데 협조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1993년 율곡사건 당시 이종구, 이상훈 전 국방장관을 포함해 군 고위급 인사 4명이 구속됐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건 예비역 해군 대령과 중령 등 모두 7명을 구속한 정도입니다.

수사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이런 현실을 북한은 어떻게 볼까요?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산 비리로 우리 국방이 얼룩졌다는게 불안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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