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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거래소 "재수·삼수 기업들 다 오세요"
입력 2014-09-15 10:44  | 수정 2014-09-15 13:21

[본 기사는 09월 11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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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삼수 기업들도 다 오세요."
한국거래소가 상장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과거 상장에 도전했다가 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들이 올 들어 속속 '합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심사 미승인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미승인을 받은 곳은 노바렉스(코스닥)와 경인개발전문자기관리(코스피) 등 2곳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12개 기업이 무더기로 미승인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건축용 데크플레이트 생산업체인 덕신하우징은 5번의 재도전 끝에 지난달 1일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덕신하우징은 상장 주간사도 바꾸지 않고 꾸준하게 문을 두드린 끝에 올해 마침내 상장했다"고 말했다.
아진엑스텍 역시 지난 2012년 코스닥 입성을 노리다 심사 미승인을 받자 코넥스 상장을 거쳐 올해 코스닥으로 마침내 입성한 사례다.

덕분에 코넥스 상장사 중 코스닥으로 이전한 '제1호 기업'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KB2호스팩과 합병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인 케이사인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하다 미승인을 받은 뒤 올해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통해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결의되면 11월 코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거래소가 스팩을 통한 인수·합병(M&A) 양성화도 함께 유도하면서 직상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콜마비앤에이치도 미래에셋2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준비 중이다.
최근 거래소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질적 심사 요건을 완화해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추고 있다. 특히 '심사 미승인'딱지로 인해 기업이 받을 타격을 고려해 미승인 대신 자진 철회나 관련 서류의 보완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우리스팩2호와 합병한 뒤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한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요건 정비를 마친 뒤 다음달 다시 예비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녹십자의 자회사인 녹십자MS도 지난 2012년 내부통제가 불완전하다는 이유로 미승인 판정을 받았지만 올해 주간사를 변경해 상장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올 들어 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이 낮춰진 것을 몸소 느낀다"면서 "과거에는 경계선에 있는 기업들을 모두 탈락했지만 최근에는 승인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리하게 상장 기업 숫자를 늘렸다 사후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책임은 거래소가 아닌 증권사가 질 수 밖에 없다"면서 "문턱은 낮추되 옥석은 제대로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다영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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