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8회 마운드 오른 매팅리, 커쇼를 내리지 않은 이유
입력 2014-09-15 09:25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클레이튼 커쇼와 8회 마운드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 조미예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돈 매팅리 LA다저스 감독이 천천히 마운드로 올라갔다. 교체를 암시하는 장면이었지만, 그는 커쇼와 한동안 얘기를 나누더니 그의 등을 두드리고 다시 내려갔다. 둘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매팅리와 커쇼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8회말 수비 전 둘이 더그아웃에서 나눈 대화가 발단이었다. 매팅리는 커쇼가 ‘패닉(8회 첫 타자)을 꼭 잡겠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이 첫 타자를 잡은 뒤 내려가겠다는 뜻으로 알았다. 내가 보기에도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며 첫 타자를 상대한 후 교체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커쇼는 전혀 다른 뜻으로 말한 것이었다. 그는 ‘첫 타자를 잡고 시작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 첫 타자를 아웃시키면 그 이닝은 완전히 다른 이닝이 되기 때문이다”라며 첫 타자를 아웃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커쇼는 마운드에 올라 온 매팅리에게 더 던지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매팅리는 커쇼가 말뜻을 확실하게 해줬다. 잠깐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아다”며 미소지었다.
매팅리는 커쇼가 7회초 2루타성 타구를 치고 2루까지 달리다 아웃된 것이 투구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공격에서 달리다가 피곤해서 교체될 선수가 아니다”라며 부정했다.
마운드에 남은 커쇼는 버스터 포지와 헌터 펜스 두 타자를 모두 아웃 처리하며 8이닝 투구 수 110개의 혈투를 마쳤다. 8이닝 7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은 1.70을 기록했다.

커쇼는 상대 타자들이 나를 경쟁하게 만들었다. 좋은 투구를 하도록 자극했다. 초반에 투구 수가 많아졌지만, 운좋게도 8회까지 버텼다”며 경기 내용을 평가했다.
이어서 다행히 감독이 올라오면서 (불펜에) 교체 사인을 내지 않았다”며 8회 당시 자신을 믿어준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greatnemo@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