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관 2175억 `매물폭탄`…코스피 또 2050 턱걸이
입력 2014-09-02 17:15  | 수정 2014-09-02 19:20
기관투자가들의 매물 폭탄이 또다시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코스피가 2000억원이 넘는 기관 매물 폭탄에 타격을 받아 박스권 상단(2050선)으로 다시 내려왔다.
코스피는 2일 대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전날보다 16.28포인트(0.79%) 하락한 2051.58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120만원 선이 무너져 52주(1년) 신저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현대차(-2.8%) 현대모비스(-2.9%) SK하이닉스(-1.01%) LG화학(-2.78%)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거 하락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추석 랠리'를 기대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관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추석 전까지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 2009~2013년 추석 연휴 직전 일주일간 코스피 등락을 살펴본 결과 상승은 2번(2010년, 2013년)에 그쳤다. 2009년과 2011년 추석 연휴 직전 주가는 2.9%나 빠졌다.

올해는 대체휴일(10일)이 추가돼 3거래일이나 쉬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해외 리스크가 연휴기간에 어떻게 확산될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들의 소폭 매수 속에 기관은 강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2일 2175억원을 포함해 최근 4거래일 동안 순매도 규모가 4483억원에 달한다. 이 중 90%가량은 증권 및 자산운용사가 주축인 금융투자 항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대개 추석 전에는 긴 휴장일을 앞두고 매도가 나오는데 올해는 추석 연휴 직후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있는 점도 추석 랠리에 추가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당분간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 악재 파급력이 국내 정책 모멘텀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고 △이라크 위기 △중국 경기지표 부진 △엔화 추가 약세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달러당 104엔대에 이르는 엔저로 인해 자동차를 비롯한 대형 수출주 전망도 어둡다.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개월 만에 하락 반전하면서 중국 경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나마 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기대하지만 기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실시 외에 새로운 대안을 내놓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경민 연구위원은 "ECB 회의가 강력한 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지 않는다면 증시 동력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5일 예정된 미국 8월 고용지표도 주목할 변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이 주택거래 활성화를 낳는 정책 모멘텀이 살아 있고, 외국인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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