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추석보다 중추제…날아가는 中소비주
입력 2014-09-02 17:14 
추석을 앞두고 국내 소비업종과 중국 소비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른 추석 연휴에 내수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못하는 반면 중추제 연휴ㆍ아시안게임 등 호재가 겹친 화장품ㆍ밥솥ㆍ유아용품 등 중국 소비주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명절을 맞은 투자 키워드가 국내 소비가 아닌 중국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화장품은 2일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중국 총판계약 체결을 발표한 이래로 7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해왔다.
한국화장품은 앞서 지난달 말 자사 브랜드인 '칼리'를 중국ㆍ대만ㆍ홍콩에서 판매할 수 있는 총판계약을 원더웨이 홍콩과 체결했다. 내년 50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750억원까지 매출을 보장하는 식의 공급계약으로 중화권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한국화장품제조는 한국화장품과 나란히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코스닥 상장사인 코리아나도 같은 날 14.97%(420원) 오르면서 상한가 행렬에 동참했다.

출입국 당국에 따르면 춘제 연휴와 겹친 올 1월에는 28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해 전년 동기(19만명)에 비해 50%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관광업계에서는 이번 중추제 연휴에도 1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추가로 한국 여행에 나설 것으로 본다.
여기에 이달 중순 인천아시안게임과 다음달 1일 중국 국경절 연휴까지 예고돼 중국 관련 소비주가 어느 때보다 더 빛을 발하는 상황이다.
주당 200만원 선을 돌파하면서 지난달 말 조정국면에 접어들던 아모레퍼시픽도 이날 5.22% 올랐고 한국콜마(6.95%), 코스맥스(5.5%)도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밥솥ㆍ유아용품 관련주도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리홈쿠첸ㆍPN풍년 등 밥솥업계 2위권 업체들은 쿠쿠전자 상장 이후 줄곧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로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이날 상한가로 장을 마친 PN풍년은 지난달 20일 이후 10거래일 동안 29.4% 상승했다. 중국 방문객의 방한 러시가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린 것. 지난달 쿠쿠전자 상장 이후 맥을 못 추던 리홈쿠첸도 이날 6.61% 상승 마감했다.
유아용품 대표주인 아가방컴퍼니도 2일 13.95% 오르며 가격제한선에 근접하는 등 최근 10거래일 동안 29.1%나 올랐다.
추석 연휴를 맞아 중국 관련 소비주의 상승세가 거센 반면 내수 관련주는 상승세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추석 대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8월 말부터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하는 모양새다. 신세계는 지난달 20일 이후 주가가 2.3% 빠졌고 이마트도 같은 기간 0.06% 하락했다. 시장 1위인 롯데쇼핑도 7.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부터 추석 연휴가 일찍 찾아오면 명절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는 낮은 편이었다"며 "내수 회복이 늦어지면서 추석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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