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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대한항공 `2년만의 공모채` 흥행할까
입력 2014-09-02 13:27 

[본 기사는 08월 29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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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2년만에 무보증 공모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한진해운을 품에 안으면서 그룹 리스크가 증폭된 탓에 투자 수요를 충분히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 우려가 높다. 반면 최근 건설사들마저 수요예측 흥행을 이어갈만큼 회사채 시장 여건이 좋아진 덕에 대한항공 역시 상당한 투자 수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달 중 약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과 11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및 외화표시채권 차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2년 12월 회사채를 발행한 뒤 올 들어 지난 6월 1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을 발행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그간 공모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데다 그룹 리스크까지 증폭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골칫덩이' 계열사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까지 참여하면서 신용등급마저 A0에서 A-로 강등됐다.
실제로 최근 대한항공 회사채 수요예측은 번번이 파리만 날렸다. 지난 6월 대한항공이 1억달러(1018억원) 규모의 외표채를 발행할 때 실시한 수요예측은 0.5대 1의 경쟁률로 미달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산업은행의 지원이 없었다면 발행이 성사될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12년 회사채 발행 때도 3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5, 6, 7년물 전구간이 미달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어려운 가운데 한진인터내셔널의 미국 호텔사업까지 확대되면서 재무부담이 커져 회사채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미 눈 밖에 난 상태"라며 "추가 신용등급 하향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웬만한 곳은 투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다소 특수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회사채 공급량이 워낙 적어 나오는 회사채마다 기관들이 쓸어담아 가다시피 해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와 하이일드펀드 활성화 영향으로 다소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A급 회사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대한항공도 이같은 분위기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화와 KT렌탈 등 악재가 있었던 A급 기업들도 최근 수요예측에서 선방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역시 최근의 시장 상황이 좋은 것을 알고 이번이야말로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금리를 조금 높게 제시한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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