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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공제회 잇달아 해외부동산 투자 나서
입력 2014-09-02 11:38 

[본 기사는 08월 29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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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회들이 해외부동산 투자에 속속 나서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회원들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달성하지 쉽지 않게 되자 활황세를 보이는 선진국 부동산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지난 상반기 중 미국의 군인공제회 격인 USAA에서 운용하는 부동산투자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미국 정부기관의 입주율이 80%를 넘는 오피스건물에만 투자하는 펀드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세입자가 정부 기관인 만큼 월세를 떼일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익률은 연 7~8% 수준이며, 10년 이상 꾸준한 장기수익이 가능하다.
경찰공제회 관계자는 "운용기금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면서 투자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선진국의 안정성 높은 부동산 위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공제회는 영국 런던 부동산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에 대한 출자 안건 심의도 예정돼 있어, 조만간 추가 자금 집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운용 규모 23조원으로 공제회 맏형 격인 교직원공제회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지방재정공제회와 함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총 1100억원을 출자해 뉴욕 맨해튼 소재 주상복합건물에 투자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전문업체인 스타우드가 확보한 투자 물량 일부를 이들 공제회가 넘겨받는 방식이며 공사비 대출 형태로 준공 후 1년 안에 원리금을 모두 상환하는 조건이다. 연수익률이 7.8%로 높은 편이다.
앞서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4월 뉴욕과 휴스턴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빌딩 3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출채권에 1050억원을 투자하기도 하는 등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국내 공제회 중 대체투자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최근 미국에 위치한 물류창고 등 산업용 부동산 자산에 4000만달러(41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에 소재한 자산운용사인 '클라리온 파트너스 (Clarion Partners)'가 운용하는 펀드(Lion Industrial Trust, LIT) 지분을 매입했다. 이 펀드는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멕시코 등 주로 북미지역에 위치한 산업용 부동산을 사들여 운용해 이익을 내는 펀드다.
이처럼 국내 자산 위주로 투자하던 공제회들이 속속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상시화하면서 국내 투자만으로는 연금급여율(회원들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제회 별 급여율을 살펴보면 △교직원공제회 연 5.15% △군인공제회 5.4% △행정공제회 5.0% △경찰공제회 5.3%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뉴욕 런던 등 선진국 주요 도시 부동산은 현재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핫한' 투자처로 부상한 상태다. 일례로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올해 초 맨해튼 파크애비뉴에 위치한 오피스건물인 원파크애비뉴에 대해 1억800만달러(1100억원)를 추가 투자하며 지분율을 45%로 확대했다. 또 어퍼이스트사이드의 파크애비뉴에 자리잡은 프랑스 유엔대사 관저는 지난달 7000만달러에 팔렸는데 지난 4월 매물로 나왔을 당시 보다 45% 급등한 가격이다.
올 상반기 뉴욕시에서 거래된 '투자 목적'부동산 매매 대금은 274억달러(약 2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8% 급증한 수치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처럼 뉴욕시의 부동산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단위면적당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맨해튼을 포함한 뉴욕시의 5개 자치지역의 1스퀘어피트(ft²)당 평균가격은 전년보다 8%나 뛴 440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공제회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개발 단계보다는 준공이 완료된 건물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 국내 부동산 활황기 때 무리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를 입은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 부동산의 경우 개발 단계가 아니더라도 연 7~8%의 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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