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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동부 계열사 매각 탄력받을까
입력 2014-08-20 17:28 

[본 기사는 08월 18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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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딜'이 무산된 후 차질을 빚었던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동부발전당진을 시작으로 다시 탄력을 받을 조짐이지만 낙관론을 펴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동부하이텍의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존재하는데다 구조조정의 핵심인 동부인천스틸 매각도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매각주간사인 노무라증권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실사에 돌입했다. 약 5주간의 실사를 마친 후 9월께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동부하이텍 매각은 지난 6월 LOI 접수 이후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었지만 동부그룹이 최근 매각대금으로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작업이 재개됐다. 현재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와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SI) 등 4~5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사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불거진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수년간 적자를 지속해 오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기술력도 경쟁사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당초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애초에 모두 등을 돌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인 동부인천스틸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을 포스코그룹에 일괄 매각하는 '패키지딜'이 무산된 직후 동부제철이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게 되면서 동부인천스틸 매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동부인천스틸 실사 결과는 빨라야 10월께 나오기 때문에 채권단이 재매각 여부를 결정하면 실제 매각은 연말이 지나서야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만약 매각 작업이 진행된다면 패키지딜 당시 얘기가 나왔던 대로 중국업체의 참여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은 공급과잉 상태인 열연코일을 소비할 수 있는 공급처로 손색이 없다"면서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한국 진출의 교두보로 중국업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 동부그룹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패키지딜 당시에도 포스코그룹이 평가한 가격은 동부그룹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동부인천스틸의 장부가는 7000억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동부하이텍과 동시에 매각이 추진 중인 동부특수강은 성사 가능성이 높다. IB업계에 따르면 동부특수강 인수전은 세아특수강과 현대제철의 2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세아특수강이 동부특수강을 놓치면 업계 1위 자리를 잃게 되고 현대제철은 신규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어 양측 모두 인수 의지는 높다는 평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4월 동부특수강을 산은 사모펀드부에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매각했다. 언아웃은 산은이 향후 제3자에게 인수가격보다 높게 매각할 경우 차익을 동부그룹에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동부특수강의 매각가를 최대 3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경운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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