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본격 서막 알린 ‘야경꾼일지’, 이대로 괜찮을까
입력 2014-08-14 09:31  | 수정 2014-08-14 20: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인턴기자] MBC ‘야경꾼일지가 호기로운 포문을 열었다. 첫 회부터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월화극 1위로 올라섰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화려한 액션과 영상미, ‘야경꾼이라는 신선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기대가 곧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단 4회 만에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본격적인 ‘야경꾼 이야기의 서막이 오르려는 길목에서 드라마 속 헛점들이 속속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 싱크홀 생긴 스토리…속성 전개 다음은 시청자 상상에?
드라마의 가속화가 아닌 구멍의 가속화가 진행되는 듯하다. ‘야경꾼일지 측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LTE급 전개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빠른 전개는 자칫 잘못 구사될 경우,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다수의 시청자들은 ‘끊어진 다리 같은 전개에 의아함을 느끼고 있다. 귀기에 씌인 왕(최원영)을 왜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천년화를 가져야만 살 수 있다는 왕자(김휘수)는 어째서 갑자기 건강을 되찾았는지, 악의 축 사담(김성오)이 어떻게 물 속에서 살아났는지 등의 장면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앞서 방송됐던 MBC ‘기황후나 SBS ‘닥터 이방인도 초반 빠른 전개를 바탕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긴 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내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아쉬움 섞인 평을 남긴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빠르게가 아닌 ‘빠르면서도 설득력 있는이다. 하지만 현재 ‘야경꾼일지는 ‘생략된 부분을 시청자의 상상에 맡길 뿐, 그 어떤 설명이 없어 매끄러운 스토리를 그려내지 못했다.

◇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력 논란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극 초반부터 어린 이린(김휘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촬영 강행군 현장을 감안하면 겨우 여섯 살 된 아역배우의 두려움에 떠는 연기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고 본다.
문제는 성인 연기자들로 바톤이 이어진 후에도 어색함을 감출 수 없다는 것.
12년이 지난 후 조선 최고의 풍류남아가 된 이린 역의 정일우는 능글능글한 표정과 몸짓은 살아있었다. 하지만 뭉개지는 발음은 아쉬움을 남겼다. 주인공으로 나선 백두산 마고족 도하 역의 고성희는 MBC ‘태왕사신기의 이지아와 MBC ‘구가의서 수지 그 어느 중간쯤에 있는 애매한 느낌이었다. 인물 자체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인상을 줬다.
이 외에도 왕의 호위무사 무석 역의 정윤호, 광기 서린 왕 기산군 역의 김흥수, 용신을 모시는 악의 축 사담 역의 김성오 또한 아직은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이다.
4회까지가 등장인물의 소개였다면 5회부터는 진짜 ‘야경꾼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정과 사랑, 스릴 넘치는 액션이 기대되는 가운데,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캐릭터를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나는 CG다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첫 회부터 논란이 됐던 귀신 CG, 이무기 CG는 최원영의 발군의 연기력으로 잠시나마 보는 이들의 불편함을 완화시켰지만,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차가 거듭되도 CG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2일 방송분에서 이린의 곁을 떠돌아다니는 귀신들(고창석, 이세창, 강지우)이 하늘을 나는 부분에서는 줄을 타고 있는 어색한 몸짓이 그대로 전달됐다.
경매로 나온 백호를 그린 부분은 그야말로 ‘오글거림의 화룡점정이었다. 이후 나온다던 봉황은 도저히 무리였는지, 공작으로 대체해 헛웃음을 안겼다. CG가 그야말로 ‘나는 CG다를 외치며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판타지 극에서 CG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2009년작 KBS ‘꽃보다 남자 속 ‘수영장 오리 사태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욕심이 지나친 CG는 오히려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