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연남과 사는데 걸림돌…세딸 버린 엄마 영장
입력 2014-07-07 14:06 

내연남과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위해 세 딸을 버린 비정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7일 아동복지법(유기) 혐의로 고모씨(27.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씨는 지난 3월 23일 오후 7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전 남편의 할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 8살, 4살, 2살 된 세딸을 둔 채 달아난 혐의다. 고씨는 옷가지를 싼 보따리 세개를 아이들 옆에 두고 '곧 돌아오겠다'면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이들은 3시간이 다 되도록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울기 시작했고 울음소리에 나온 할머니는 이 아이들이 증손녀라는 사실을 기억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할머니는 세 딸의 아버지인 박모씨(27)와 평소 왕래가 없었고 박씨가 이혼했다는 소리가 언뜻 전해들었다. 박씨는 아이들이 할머니 집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고씨를 찾아 아파트 주변을 둘러봤지만 고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씨의 큰 딸은 "엄마가 아저씨랑 곧 돌아온다고 동생들과 기다리라고 했는데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이들을 맡을 형편이 되지 않았고 세 딸은 결국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졌다. 박씨는 고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씨를 찾아 나선 경찰은 아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적해 봤지만 흔적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고씨에 대해 수배를 내렸고 끈질긴 추적끝에 4개월만인 지난 4일 내연남의 주거지인 광주에서 고씨를 붙잡았다.
고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4개월간 자신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씨는 경찰에서 "전 남편이 직장도 없고 생활이 어려워 이혼을 했다"면서 "지금 남편과 새롭게 시작하는데 아이들이 걸림돌이 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아이들을 시댁에 데려다 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박씨는 이어 "일자리도 구하고 아이들과 거처할 집을 마련하면 아동보호기관에서 아이들을 데려와 함께 지내겠다"고 덧붙였다.
[전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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