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李기자의 리얼티 톡] 분양 실패 사업장, 시공사 바꾸니…
입력 2014-07-07 10:41 
[루시드 에비뉴 현장 항공촬영 컷]
지난해 초 분양을 실시한 주상복합아파트인 ‘울산 팔레드상떼는 청약접수에서 최고 18대 1, 평균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2013년 처음 나온 물건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나왔던 이 곳은 시공사인 성원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됐던 환급사업장이다.

건설업계에 이런 케이스는 적지 않다.

일명 ‘재분양된 이들 사업장의 공통점은 ‘저렴한 분양가로 분석된다. 지난 2012년 롯데건설이 분양한 ‘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와 2011년 대우건설이 분양한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도 마찬가지다.

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의 경우 2007년 성원건설이 3.3㎡당 1500만원 안팎으로 공급해 분양에 실패했던 사업장을, 롯데건설이 인수해 분양가를 최초의 70% 수준인 3.3㎡당 1000만원대로 낮춰 분양에 성공했다.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는 벽산건설의 경영난으로 사업이 중단, 대우건설이 새롭게 사업장을 맡아 분양이 잘 된 사례다. 주택형을 중소형으로만 재구성, 분양가도 3.3㎡당 740만원대로 대폭 낮춰 순위 내 청약 마감을 성공했다.

이 아파트와 비슷한 시기에 한양이 공급한 ‘수원 영통 한양수자인 에듀파크도 2007년 현진이 부도와 법정관리 등으로 사업 진행이 중단된 후 공매로 사들인 아파트 단지다.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22% 낮춘 3.3㎡당 900만원대에 내놨다.

2011년 한라건설이 분양한 ‘청주 용정 한라비발디도 최초 신성건설 사업장이었지만 한라건설이 첫 분양보다 공급가격을 낮추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덕수궁 롯데캐슬은 본래 동부건설이 시공권을 보유하고 건축 설계까지 마쳤으나 자금 부족과 사업 지체로 리스크 부담이 커지자 시공권을 포기했던 사업을 롯데건설이 인수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덕수궁 롯데캐슬 아파트는 217가구 모집에 총 1517명 몰려 최고 평균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풍림산업이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부도사업장을 피누스파크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한 ‘인창동 풍림 아이원도 성공한 사례다. 이 단지는 지난 해 12월 분양에 나섰던 단지로 최초 분양가격보다는 8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실제 주변 같은 면적 시세 대비 2000~6000만원 가량 저렴하게 책정해 100% 분양에 성공했다.

이런 사례들이 아파트에만 있지는 않다. 단독주택 단지도 등장한 것.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 블록형 단독주택용지에서는 대림 D&I가 영조주택이 지었던 연립주택단지 사업장을 인수해 ‘루시드 에비뉴라는 단독주택 단지로 다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당초 이 부지는 영조주택이 ‘웰리드라는 최고급 연립주택을 짓고 있었지만, 비싼 분양가로 분양에 실패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장기간 방치돼왔다. 이를 대림 D&I가 2012년 2월 인수해 기존 연립주택을 모두 허물고, 단독주택 73가구로 설계 변경해 공사에 나섰다.

이 곳은 연립주택 분양 당시 공급가는 20억원을 웃돌았다. 대림 D&I는 분양 실패의 원인을 비싼 분양가와 잘못된 상품구성으로 판단하고, 분양가를 기존 대비 60% 수준인 평균 12억원 대로 낮춰 책정했다.

또한 연립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으로 단지를 계획해 공급면적 222~265㎡ 총 73가구이며, 현재 공정률은 26.5%다. 시공은 강남 고급주택 건축으로 잘 알려진 상지건설㈜이 맡았다.

대림 D&I 관계자는 예전에 건축 중이던 연립주택들은 용적률을 최대로 해 세대수를 늘리고, 초고가로 공급해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분당권은 강남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독주택 수요자를 잡기 위해 충분하기 때문에 단지 세대수를 법정 최소 세대수(73가구)로 계획해 쾌적성을 높이고 분양가를 낮추면 강남 생활권 단독주택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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