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대형, 할인 또 할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속속 팔려
입력 2014-07-04 15:38  | 수정 2014-07-04 20:28
꿈적도 않던 수도권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팔리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국 중대형 미분양 물량은 올해 초 2만3384가구였지만 지난달에는 1만9858가구로 15.1% 감소했다. 특히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3915가구에서 1만2762가구로 8.2% 줄었다.
경기도 용인과 고양 등에 즐비했던 불꺼진 중대형 아파트가 팔려 나가는 이유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 중대형과 별 차이가 없는 데다 가격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에 소비자들이 마음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대치동 주민 강 모씨는 "용인 지역 150㎡ 규모 새 아파트가 6억원을 내면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고 해서 남편과 최근 용인 일대를 돌고 왔다"며 "아이들 학교 문제만 해결되면 바로 이사하고 싶을 정도로 넓고 쾌적한 면적에다 파격적인 가격 혜택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최대 20% 넘는 분양가 할인, 중도금 입주 후 2년간 무이자 대출, 무료 발코니 확장 등 미분양을 빨리 팔아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건설사 마케팅 전략에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난달 미분양 가구 수가 9개월 만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미분양은 계속 감소한 셈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문제는 제값을 주고 분양받은 기존 입주민들이다. 할인 분양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됐다는 불만에 이사 현장에서 아파트 할인 분양에 항의하는 시위까지 벌어질 정도다.
현재 서울에서는 구로구 개봉동 '개봉 푸르지오'가 분양가를 10~20%가량 할인해서 잔여 물량 소진에 나서고 있다. 7500만~1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상 25층 10개동에 전용면적 59~119㎡ 978가구며 구로디지털단지가 차로 15분 거리에 있어 직주 근접성이 높고 목동도 차로 15분 이내 거리라 학원, 쇼핑, 병원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좋다.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있는 '한강신도시 e편한세상'도 분양가를 깎아주고 있다. 지상 29층 14개동에 전용면적 101~156㎡ 955가구 규모며 분양가를 종전보다 7000만~8000만원 할인해준다. 78번 국도와 인접해 있어 김포 한강로, 올림픽대로 등으로 진입하기 수월하다.
경기 남양주시 지금동에 위치한 '지금 힐스테이트'도 분양가를 16~20% 할인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상 23층 19개동에 전용면적 59~122㎡ 1008가구로 구성됐다. 전용면적 122㎡는 당초 분양가가 6억원 후반이었지만 현재 4억8000만원까지 할인해준다. 중앙선 도농역 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다.

인천 영종 하늘도시 '영종 한라비발디'도 분양가 할인을 통해 미분양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지상 최고 36층 11개동에 전용면적 101~204㎡ 1365가구며 분양가 대비 20~30%를 할인해 주고 있다.
분양가 할인까지는 아니지만 금융 지원을 해주는 미분양 단지도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분양하는 '청라 롯데캐슬'은 분양가 50%를 담보대출받을 때 대출이자를 3년6개월~4년6개월간 지원해준다.
또 잔금 50%를 2년 뒤 납부할 수 있어 입주민들에게 금융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 지상 43층 7개동에 전용면적 114~141㎡ 828가구로 구성된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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