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로펌 서열 지각변동…광장 2위↑·세종 4위로↓
입력 2014-07-04 10:56 

[본 기사는 7월 2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국내 로펌의 경쟁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과거 4위권이었던 광장이 급상승세를 타면서 만년 선두 김앤장을 위협 중인 반면 2위권을 유지했던 세종은 4위로 추락하며 상위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1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상반기 인수합병(M&A)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법률자문 부문(종료 기준) 4위였던 광장이 2위, 2위였던 세종이 4위로 자리바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은 M&A 자문건수(26건), 금액(약 3조300억원) 측면에서 광장(40건, 6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로펌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장이 최근 대형 딜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세종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업계 사람들조차 세종의 갑작스런 부진에 의아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차이가 나타난 것은 서로 자문한 대형 바이아웃(Buyout : 경영권 매각) 딜에서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광장은 올 상반기 ADT캡스 인수ㆍ우리투자증권 매각 등 메가딜을 연이어 따낸 것이 순위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광장의 바이아웃 부문(종료 기준) 순위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2위(자문액 약 6조1000억원)로 급상승했다. 여기에 맡은 딜 중 상당 수가 김앤장의 카운터 파트인만큼 '라이벌'이라는 이미지까지 각인시켰다.
광장의 한 변호사는 "아직 김앤장과는 격차는 있지만 변호사 수 등 규모의 차이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성과를 낸 편"이라며 "하반기 격차가 더 좁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세종은 올상반기 바이아웃 부문서 광장의 절반에 못미치는 실적(4위, 자문액 약 1조9000억원)을 냈다. 세종 역시 ADT캡스 등 올상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딜에 모두 참여했지만 자문한 고객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여파가 컸다. 세종은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넌바이아웃(Non-Buyout : 기업 소수지분ㆍ부동산ㆍ자원 거래) 부문에서도 지난해 1위에서 3위로 밀려나는 등 전 분야에 걸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종의 한 변호사는 "로펌의 경우 자문액수보다 실제로 받는 수수료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딜 규모로만 성적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현재 자문이 확정된 대형 딜이 많아 하반기엔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른바 '스타 플레이어'의 보유 여부가 양 로펌의 성패를 갈랐다고 보고 있다. 광장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최강자인 최정환 파트너, SKㆍCJ 등 대기업 네트워크에 강한 김상곤 파트너, 적대적 M&A전문가 김현태 파트너 등 M&A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스타변호사들이 즐비한 반면, 세종의 경우 부동산 자문으로 유명한 한용호 파트너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스타 변호사가 없는 형편이다.
당초 3~4위권에 머물렀던 광장은 꾸준한 인재영입을 통해 김앤장에 대적할만한 수준으로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광장은 최근 3년 새 파트너급 이상 변호사를 16명이나 영입했다. 지난 2011년 세종에서 공정거래팀 소속 파트너들을 통째로 데려온데 이어, 지난해 김앤장에서 파트너급 미국 변호사 3명을 영입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영국 법률 전문지 체임버스 앤드 파트너스(Chambers and Partners)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로펌 평가에 따르면, 광장은 전체 16개 분야 중 12개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아 김앤장과 공동 1위에 등극했다. 반면 세종은 5개 분야에서만 1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국내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로펌의 실적 차이는 결국 보유한 스타 변호사의 실력 차이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파트너가 수십년간 구축한 네트워크에 따라 수많은 기업 고객이 통째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