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IMF, 미국 최저 임금 올려라 이례적 주문
입력 2014-06-17 14:24  | 수정 2014-06-17 14:26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례적으로 미국정부에 최저임금을 올리라고 주문했다. IMF가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첨예한 정책이슈에 대해 이처럼 노골적인 요구를 하고 나선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16일 내놓은 연례보고서를 통해 미국 최저임금이 역사적 수준이나 국제적 기준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수백만명의 저소득층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미국 경제 수요기반 확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가계소비가 확대될 개연성이 커진다. 이처럼 소비기반이 확대되면 더 많은 제품이 팔리고 덩달아 일자리가 더 창출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강화돼 경제 성장세가 강해지게 된다. 경제적 불평등을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경제불평등 완화차원에서라도 지난 2009년 이후 5년째 한푼도 오르지 않은 시간당 7.25달러의 연방정부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올리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사회적 약자인 서민층을 구제한다는 미명하에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져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정치권내에서 연방 최저임금 인상논의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자 이달초 워싱턴주 시애틀시가 최저임금을 15달러로 큰폭 올리기로 결정하는 등 22개 주정부가 현재 연방정부 최저임금 가이드라인보다 더 높은 최저임금을 주고 있다. 미국 지자체들은 연방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별도로 법정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 수 있다.
IMF는 또 연례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했던 2.8%에서 2%로 낮췄다. IMF는 2017년이나 돼야 미국이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기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연준 제로금리가 2015년중반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연준이 저금리 추세를 더 오래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자넷 옐런 연준의장이 시장과의 소통을 더 잘하기 위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후 갖는 기자회견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 한파로 1분기 미국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했지만 최근 나오는 거시경제지표는 4%대 2분기 미국경제 성장률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연준은 5월 미국 산업생산이 전달 대비 0.6% 증가, 시장 전망치(0.5%)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제조업 설비가동률은 77%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건설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6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49를 기록했다.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데다 월간 오름폭으로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컸다. 뉴욕소재 도쿄미쓰비시 UFJ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수석금융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나온 거시경제지표는 미국경제 회복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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