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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주식시장 흔드는 `김수현 효과`
입력 2014-05-21 17:08 
올 들어 국내 연예기획사나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키이스트, 삼화네트웍스, 팬엔터테인먼트 등의 주가가 연초보다 약 175% 상승한 것이다. 특히 배우 김수현 소속사인 키이스트 주가는 연초 대비 198% 급등했다. 올해 초 중국에서도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현의 활동이 중국까지 확장되면서 소속사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실제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하려는 업체들이 줄을 서 있다.
향후 국내 연예기획사나 드라마제작사 펀더멘털은 견조한 흐름이 예상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 회사들이 중국에서 한류 사업을 개시할 수 있는 주도권을 쥐게 되었기 때문이다. '별그대' 이전까지 한류의 비즈니스 영역은 일본으로 제한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ㆍ일 양국 간 감정이 악화된 데다 엔화 약세까지 겹쳐 일본에서 한류 열풍은 점차 식어가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 새로운 한류의 부상은 관련 업체의 비즈니스 무대를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둘째, 최근 한류는 중국 시장에서 소비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2003~2004년에 방영된 '대장금'의 영향으로 이영애 등 일부 스타 인기가 대륙에서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던 당시와 달리 중국 소비 시장 규모가 막대하게 성장하면서 한류가 중국인들 주머니를 열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또한 중국 소비 시장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광고 시장의 성장이다. 늘어난 소비를 반영하듯 2012년 기준 중국 TV, 신문 등 광고 시장은 372억달러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불어났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14.7%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과 한국의 광고 시장 성장률이 각각 1.2%, 4.0%에 그친 점에 비춰보면 놀라운 속도다.

광고가 필요한 소비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기 높은 한국 연예인들을 영입하려는 노력이 거세질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광고대행사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제일기획은 국내 주요 광고주의 중국 광고를 대행할 뿐만 아니라 인수ㆍ합병(M&A)으로 편입한 자회사 등을 통해 현지 광고주도 신규로 영입하는 등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갤럭시S5 론칭 이벤트'에서도 김수현과 전지현을 기용해 성황리에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중국에서 김수현의 인기는 비단 여심만을 건드리는 게 아니라 시장을 흔들고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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