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합병 무산될 듯…이유는?
입력 2014-05-21 11:27 

영국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2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제약사 화이자와의 매각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사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복수 외신에 따르면 런던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는 화이자와 더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이는 전일 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최종 인수가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데 대한 반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레이프 요한손 아스트라제네카 이사회 의장은 "협상이 중단된 것은 화이자 측이 그간 보인 행보" 때문이라며 "인수를 위해 충실히 협상을 준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최종 인수가를 공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아스트라제네카에 1166억달러(약 119조원)의 최종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와 관련해 요한손 의장은 "화이자의 제안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업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여전히 저평가하고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화이자의 최종 제안은 벌써 세번째 이뤄진 것으로 인수가를 기존 1065억달러에서 101억달러나 높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퇴짜를 놓자 이번 인수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화이자가 이번 제안이 사실상 최종안이며 아스트라제네카 이사회가 동의하는 인수만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적대적 인수 가능성도 배제됐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이미 지난 1월에 아스트라네네카에 비공개적으로 990억달러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후 지난달에 1000억달러, 이달 초 1065억달러로 인수 제안가를 높여왔다. 지난주에는 이언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가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두 회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기도 했다.
이렇듯 화이자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반면 아스트라제네카가 거듭 거절하면서 이번 인수합병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옅어지는 상태다. 영국에서도 합병을 통한 화이자의 이전은 기업 절세만 도울 뿐 세수 확대나 고용창출 등 국가 경제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제기돼 인수합병 성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최근 10년간 이뤄진 제약업계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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