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침몰] 저를 구해주신 분이 교감 선생님이었다니…
입력 2014-04-21 11:01 

단원고 교감 강모(52)씨의 발인식이 오늘(21일) 오전 치러진 가운데 서울신문은 교감 선생님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대학생 A(21·여)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16일 사고 발생 당일 친구 5명과 함께 제주 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A씨는 배가 기우는 느낌에 탈출하려 했으나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강 교감이 나타나 앞장서 탈출구를 열고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는다. 힘이 들더라도 여기로 올라와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A씨 일행을 독려했다. A씨는 다시 탈출을 시도했고, 그가 손을 잡고 끌어줘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A씨 일행은 구조헬기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으나 그는 A씨와 함께 헬기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먼저 구조될 수 있었지만 "빨리 나와라. 이쪽으로 와라"고 외치며 끝까지 학생들을 구하다 나중에야 배에서 빠져나왔다.

A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저를 구해준 분이 교감 선생님인 줄 몰랐지만 뉴스에 나온 모습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면서 "감사한 마음에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교감 선생님 본인이 먼저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을 구하려고 동분서주 돌아다녔고, 내가 눈으로 본 것만 6~7명을 구했다"면서 "최선을 다하셨는데 돌아가시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자신만 구조됐다며 크게 자책하던 강 교감은 세월호 침몰사고 3일 만인 지난 18일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 교감은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줘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는 유서를 남겼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 MBN]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