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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NH-우투證 합병후 통합 `복병`
입력 2014-04-15 11:02 

[본 기사는 4월 11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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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 인수가 마무리될 조짐이지만 합병의 당사자들인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노조간 반대 목소리가 높아 향후에도 고용 이슈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매각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어 NH농협금융지주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거래 종료를 선언하고, 양측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 8월 우리투자증권 매각 공고 이후 8개월여 만에 우리은행을 제외한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매각건이 최종 마무리된다.
하지만 NH농협증권(이하 NH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하 우투)의 합병 및 합병 후 통합(PMI) 문제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조조정 조건을 두고 양사 직원들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NH증권과 우투는 합병시 희망퇴직요청을 받아 퇴직자들에게 2년치 연봉을 보장해주기로 합의했다. 실제로 결혼을 앞둔 여사원들이나 이직을 생각하고 있던 직원들 상당수가 2년치 연봉을 챙겨준다는 소식에 퇴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투에 비해 퇴직금 규모가 적었던 NH증권 노조가 우투 직원들과의 연봉을 비교한 후 퇴직금을 우투 수준으로 보장해주지 않으면 회사를 나갈 수 없다며 어깃장을 놨다. 더 낮은 처우를 받고서는 결코 퇴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우투 노조 역시 퇴직금 규모를 NH증권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불가하다며 팽팽히 맞섰다.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NH증권 노조였다. NH증권 노조는 우투와의 합병시 150명의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겠다는 회사측 통보에 강경 투쟁을 벌였다. NH증권 노조는 지난달 투쟁 당시 주주총회를 통해 구조조정 계획을 비판하며 안병호 사장과 감사 선정 등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안 사장과 면담을 진행, "노조와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구조조정은 실시하지 않기로 한다"는 합의서에 서명을 받아냈다.
이어 우투 노조의 반발도 극심해졌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가 우투 전체 임직원의 30%에 해당하는 1000여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우투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지자 우투 노조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살인적 구조조정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며 항의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우투 관계자는 "NH의 구조조정 계획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우투 사측에서는 해당 내용이 오보라고 해명했지만 직원들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라며 "NH가 무리한 조건들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피해를 보는 쪽은 오롯이 우투가 되는 것에 대해 우투 직원들은 모두 납득하기 어려워 한다"고 말했다.
현재 NH농협금융지주는 기업인수 후 조직통합(PMI) 추진단에서 컨설팅회사 AT커니에 용역을 줘 조직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총자산 규모가 각각 우투 30조원, NH증권 6조원으로 5배나 차이가 남에도 양사의 조직, 영업, 사업 구조 등이 80%가량 중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양측의 합병과정에서 임직원 고용 이슈 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 통합 문제 등이 더 민감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색깔이 너무 다른 두 회사의 합병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또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에서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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