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용카드 가맹점, 1000원 미만 결제 꺼리는 이유는?
입력 2014-04-03 10:30  | 수정 2014-04-05 16:39

#회사원 A씨는 낯선 동네에 갈 때마다 주머니를 뒤져 현금이 있는지 확인한다. 대형 편의점과 달리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편의점의 경우 1000원 이하의 제품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특히 담배의 경우 '무려' 2500원에 달하는 데에도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곳이 많아 불편하기 일쑤였다.
근래에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1000원 미만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가맹점을 종종 볼 수 있다.
3일 여신협회에 따르면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협회 관계자는 "여전법 19조에는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해당 가맹점은 신고, 적발될 경우 경고-계약해지 예고-해지의 삼진아웃 제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가맹점 중 일부는 여전히 이를 감수하고 1000원 미만 카드 결제에 고개를 젓고 있다.

그 이유는 높은 밴사 수수료에 있다.
한번 카드를 긁을 경우 밴사 수수료 등으로 100원 안팎의 금액이 고스란히 가맹점주로부터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맹점에서 1000원 미만 제품을 카드 결제할 경우 밴사 수수료는 물론 카드사 수수료까지 나갈 것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수익 내기가 어렵다는 말 자체는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시중카드 관계자는 "카드를 단말기에 긁을 때마다 발생하는 밴 수수료는 1000원짜리 물품에 대해서나 100만원짜리 물품에 대해서나 건당 수수료가 같다"며 "심지어 카드 결제 취소시에도 100원 안팎의 밴 수수료를 카드 가맹점들이 부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2500원이라는 '거금'인 담배에 대해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가맹점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담배 공급업체와 판매업체간의 특이성에서 비롯된다. 한 가맹점주는 "담배의 경우 세금이 높아 국산이든 외제든 기본 마진율이 낮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더욱이 타 제품은 월단위로 정산되는 반면 담배는 판매업체에서 그날그날 판매량만큼을 공급업체에 현금으로 입금해줘야 하는 방식으로 거래돼 현금 결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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