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절반이 '권력' 출신 사외이사…방패막이 전락
입력 2014-03-09 19:40  | 수정 2014-03-09 20:59
【 앵커멘트 】
주요 기업들이 청와대나 검찰 같은 권력기관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요즘은 도가 지나쳐 보입니다.
올해 선임되는 10대 기업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이 권력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는데,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역할을 기대하는 걸까요?
김경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해 3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메리츠금융지주.

이 중 금융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감독원 출신이 2명이나 됩니다.

이 회사뿐만이 아닙니다.

삼성카드는 양성용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달라고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고, 롯데손해보험도 강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영입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업체 관계자
- "이번에 금융 쪽 전문가를 모셔서 경영 전반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대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10대 그룹이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 중 40%가 전직 청와대 수석이나 장·차관, 검찰 등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사외이사로 내정했고, SK텔레콤은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한화는 황의돈 전 육군 참모총장을 선택했습니다.

▶ 인터뷰(☎) : 정선섭 / 재벌닷컴 대표
- "최근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 경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바람막이 차원의 선임이어서 제도 자체가 왜곡되는…."

매년 주주총회 시즌만 되면 각계의 비판이 끊이지 않는 사외이사 제도.

대대적 수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 큽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영상편집 : 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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