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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만 만나면 안 풀린 포항의 한숨 “트라우마 생길라”
입력 2014-03-09 06:51 
포항은 2012년 10월 이후 김신욱이 뛴 가운데 울산전에서 1무 7패로 크게 밀렸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이러다 트라우마가 생길지 모르겠다.” 황선홍 감독의 우스갯소리에 가까운 푸념은 끝내 현실이 됐다. 포항은 또 다시 ‘킬러 김신욱에게 당했다. 김신욱만 뛰면, 웃지 못했던 ‘이상한 징크스가 2014시즌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도 유효했다.
김신욱은 포항에 강하다. 김신욱이 밝혔듯, 그가 뛴 12번의 포항 경기에서 울산은 딱 한 번 패했다. 7승 4무 1패였다. 2011년 4월 23일 0-2로 진 이후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다. 자신감이 넘칠만하다.
통산 69득점 16도움을 올린 김신욱은 포항전에서 2골 2도움을 했다. 기록상 두드러지진 않으나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특히, 그의 포항전 강세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2012년 이후 뛴 6번의 포항전(5승 1무)에서 4번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하나 같이 영양가도 높았다. 2골은 모두 0의 균형을 깬 결승골이었다. 도움 2개 역시 극적인 골을 도왔다.
포항이 치를 떨 정도로 김신욱의 출전을 반기지 않은 이유다. 그리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선홍 감독은 8일 포항과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김신욱을 경계하면서 ‘정공법으로 막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하루 전날 귀국해 정상적인 몸 상태도 아니었던 김신욱은 경기 시작과 함께 예리한 헤딩 패스를 하더니 후반 37분 보란 듯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적으로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종료 직전에는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혀 포항 팬의 가슴을 철렁거리게 했다.
그렇게 새 시즌에도 ‘김신욱 봉쇄 작전은 실패했다. 황선홍 감독도 김신욱, 한 명을 막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렇긴 한데 계속해서 그 선수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우리의 문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 김신욱 봉쇄가 포항의 앞날을 위해 중요하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및 FA컵에서 ‘더블을 달성한 포항은 올 시즌 험난한 파도 속에서도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그리고 그럴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승점 관리가 중요한데 이렇게 번번이 ‘김신욱의 울산에게 당해선 힘겨울 수밖에 없다. 한 경기라도 빨리 그 ‘악연을 끊어야 한다. 황선홍 감독은 앞으로 다시 만날 때는 (김신욱 수비에 대해)부족했던 부분이 나아지지 않겠냐”라며 각오를 다졌다.
포항은 오는 8월 31일 울산과 다시 만난다.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기간도 아니며, A매치 데이 기간도 아니다. 퇴장이나 이적 같은 변수가 없는 한 또 김신욱을 상대해야 할텐데, 5개월 뒤에는 빚 진 걸 이자까지 더해 되갚을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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