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유값 인상 부메랑…우유가 남아돈다
입력 2014-03-06 16:20 

지난해 9월 우유값을 리터당 200원 가량 올렸던 유업계가 인상 6개월만에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섰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젖소의 원유 생산량은 늘어나는 마당에 소비는 위축돼 재고 물량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낙농진흥회와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원유 생산량은 18만1863톤으로 전년 동기(17만2809톤)보다 5.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선우유 점유율 1위 서울우유의 경우 올들어 1월, 2월 하루 평균 생산량이 각각 1900톤, 1960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5% 가량 늘었다.

하루 평균 생산량이 각각 900톤과 800톤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올들어 전년대비 5% 가량 생산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낙농업계에 따르면 젖소는 기온 10도~20도의 따뜻한 기온에서 원유 생산활동이 가장 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년에는 생산이 줄어드는 겨울철 각급 학교의 방학시즌과 맞물려 우유 수요가 줄어들어 재고 증가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유업계가 일제히 우유 가격을 올린 이후 소비는 5% 가량 줄었다. 따라서 원유 생산량 증가와 소비 감소가 맞물려 연초 재고분이 더욱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는 유통기간이 짧아 일부는 멸균우유로 가공하며, 대부분은 장기보관이 가능한 분유 형태로 보관한다"고 설명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분유재고는 6158톤에서 12월 7328톤으로 늘었고, 1월 재고량은 9978톤으로 1만톤에 육박하고 있다. 1월 재고량은 구제역 파동 전인 지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적정 분유 재고량을 6000~7000톤 수준으로 보고 있다.
분유 재고가 쌓이자 유업계는 3월 한달동안 대대적인 우유값 할인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분유로 가공하는 비용도 만만찮고, 분유를 재고로 보관하는 물량도 한계가 있다"며 "원유 수요와 생산량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3월 한달간 최대 20% 가격 할인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업계는 5월경 우유 생산량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지만, 소비가 늘지 않아 당분간 '남아도는 우유'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 침체로 할인 기간이 길어질 경우 유업계 이익은 가격 인상전보다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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