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돌잔치 계약 해지는 별따기보다 어렵다?
입력 2014-02-13 15:05 
#지난해 6월 10일 차은영씨(30대 여자, 가명)는 올해 1월 첫째 아이의 돌잔치를 위해 연회장 이용계약을 하고 계약금 30만원을 지급했다. 차씨는 계약 한달 뒤 개인 사정이 생겨 계약해지와 계약금 환금을 사업자에 요청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계약서상 15일 이내 계약해제시에만 계약금 환금이 가능하고, 15일이 지나면 양도만 가능하다며 차씨의 요청을 거절했다.



돌잔치를 위해 연회장이나 호텔을 미리 예약했다 사정이 생겨 계약 해제를 요청하면 이를 거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이 돌잔치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2011년 35건, 2012년 61건, 2013년 62건이 접수되어 최근 3년간 총 158건의 피해가 꾸준히 발생했다. 피해유형은 ‘계약해제 거절이 151건(95.6%)으로 대부분이었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 사정으로 인해 행사일을 2개월 이상 남겨두고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계약금 환급이 가능하다. 또한 2개월 이내에는 총 이용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부담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계약해제 거절 건 중 돌잔치 행사일이 확인 가능한 147건의 피해를 분석 결과, 2개월 이상 남겨두고 계약해제를 요구했음에도 약관에 넣은 ‘환급불가 조항을 이유로 계약금 환급을 거부한 사례가 126건(85.7%)으로 나타났다.

또한 행사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는 총 이용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부담하면 계약해제가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계약금 환급거절과 함께 행사요금의 30%에서 70%에 이르는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일부 사업자는 계약을 취소한 행사일에 다른 계약자를 소개해주어야 계약금을 환급해줄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소비자들이 계약해제를 둘러싸고 상당한 애로와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소비자피해는 수도권(92건, 58.2%)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영남권 (45건, 28.5%)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피해 158건 가운데 계약해제·환급 등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는 89건(56.3%)에 불과했고, 미합의가 69건(43.7%)으로 돌잔치 서비스업체들의 책임 회피 및 부당한 주장으로 여전히 합의가 어려웠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돌잔치 행사 계약을 할 경우 계약서에 명기된 계약금 환급조건을 반드시 확인하고, 부당한 환급조건을 제시하는 업체와는 가급적 거래를 피하며, 음식의 종류, 이벤트 내용, 식대요금 계산방법 등 자세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분쟁이 발생해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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