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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이변 또 이변…이상화의 `위대한 눈물` 더 빛났다
입력 2014-02-13 05:56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 시상대에 선 이상화의 눈물은 뜨거웠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올림픽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올림픽 메달은 신이 내린다는 표현까지 쓴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긴 더 힘들다. 그래서 이변은 올림픽의 단골손님이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깜짝 금메달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바꾼 모태범(25), 이승훈(26‧이상 대한항공)도 그랬다. 투혼을 펼친 레이스는 빛났지만, 올림픽 두 번째 메달 획득은 무산됐다. 올림픽 3연패를 노렸던 샤니 데이비스(32)와 숀 화이트(28)도 미국에 충격적인 소식을 안기며 좌절을 맛봤다.
모태범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9초37로 12위를 기록했다. 2010 밴쿠버 대회 은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의 기록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모태범은 앞서 열린 남자 500m에서도 아쉽게 4위에 그쳐 올림픽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500m와 1000m 두 종목에만 출전한 모태범은 결국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레이스를 펼쳤던 이승훈도 남자 5000m에서 12위에 머무르며 4년 전 은메달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승훈은 18일 오후 10시에 열리는 1만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과 함께 설욕전에 나선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후보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5000m 금메달을 따낸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다. 쉽지 않은 승부다.
이변이 속출한 소치올림픽.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림픽 2연패의 쾌거를 이뤄낸 이상화(25‧서울시청)가 얼마나 대단한 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특히 월등한 신체조건과 최적의 훈련 여건을 갖춘 네덜란드의 초강세를 누르고 유일하게 세계 최정상에 선 이상화의 존재 가치는 의미가 크다.
이상화는 올림픽 전부터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혔다. 해외 언론에서도 이상화를 이기는 방법은 그가 실수를 하는 것 뿐”이라고 했을 정도로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를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이상화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갖고 있더라도 단거리 결과는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순간 이상화는 감격의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그러나 이상화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부담감을 떨쳐내고 올림픽 신기록(74초70)을 작성했다. 그동안 숨겨왔던 하지정맥류 부상 투혼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상화의 위대한 기록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이상화는 올림픽 시상식에서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소치에서 처음으로 울려퍼진 애국가에 벅찬 감동을 누르지 못한 감격의 금빛 눈물이었다. 이상화의 위대한 눈물에 새벽 잠을 설친 국민도 함께 울었다.
모태범과 이승훈, 그리고 생애 6번째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한 ‘올림픽 영웅 이규혁(36‧서울시청)의 투혼은 눈부셨다. 올림픽은 메달이 전부가 아니다. 불굴의 도전 정신이 살아있는 스포츠 축제다.
이상화는 13일 오후 11시 여자 1000m에서 마지막 조 출발선에 다시 선다. 밴쿠버 대회에선 1분18초24로 2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최선을 다해 끝까지 달리겠다”고 했다. 이상화의 도전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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