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電·車는 빼도 엔터株는 산다
입력 2014-01-28 17:20  | 수정 2014-01-28 19:34
외국인들이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류를 만들어내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엔저에 대한 우려로 대표 수출주인 전ㆍ차가 주춤한 사이에 엔터주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사랑을 받으며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1조원 넘게 빠져나갔지만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의 외국인 지분은 도리어 올라갔다. 27일 국내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에스엠의 외국인 지분율은 14.59%로 두 달 전 10.71%보다 3.88%포인트 증가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외국인 지분율도 3.63%로 두 달 전 2.42%보다 1.21%포인트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요즘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현대차는 안 사도 엔터주는 꼭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마디로 외국인들이 반드시 사는 종목인 '머스트 해브' 주식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엔터주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도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에스엠 보유 지분은 11.06%로 최대주주인 이수만 회장(21.27%) 다음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8.93%), 브레인자산운용(6.27%)도 에스엠의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2만9100원이었던 에스엠 주가는 4만6000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9560억원으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가수 레이디가가 한 명이 1년 동안 거둬들이는 매출이 1조원이 넘는다"며 "에스엠의 신인 그룹 EXO(엑소)가 그런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시가총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엠의 EXO가 애플의 아이폰에 비견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애플의 기업가치가 비약적으로 향상됐듯이 EXO 역시 에스엠 기업가치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EXO는 일본에서 아무런 프로모션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타워레코드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하는 등 일본 10대 여성팬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가수 중 데뷔 초기부터 EXO처럼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가수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분석이다. EXO는 지난해 국내에서도 1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다. 2001년 김건모ㆍgod에 이은 12년 만의 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엔화가치 하락 때문에 지난해 개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367억원(4분기 150억원)에서,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490억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는 중국 등 신규 시장 진출과 EXOㆍ인피니트라는 폭발력 있는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7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에스엠의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감안하면 에스엠 주가(주가수익비율 23배)는 글로벌 미디어 엔터 업종(평균 주가수익비율 28.5배)에 비해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속 가수인 빅뱅 등이 세계 2위 음악시장인 일본에서 20대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와이지엔터 등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살 때 빼놓지 않았던 삼성전자와 현대차 매수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두 달 전 46.38%에서 44.75%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49.82%에서 49.71%로 다소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시장 전망이 예전만 못하고, 현대차는 신차 출시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엔저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는 점이 이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주춤해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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