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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애니 `넛잡`, 할리우드 큰 스튜디오에 뒤지지 않으려 노력"
입력 2014-01-17 16:53 
"한국 정서에 맞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우리 영화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제작했다. 싸이가 등장하는 것도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였다."(제작사 레드로버 대표 하회진)
"커다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뒤지지 않으려는 자존심과 고집이 있었다. 작업자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3D 입체 슈퍼바이저 황세환)
미국시장에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3000여 개관에서 오는 17일(현지시각) 개봉하는 한국 3D애니메이션 '넛잡: 땅콩 도둑들'(한국 개봉 29일)에 참여한 이들이 17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원의 식량창고를 홀랑 태워먹어 공원에서 쫓겨난 설리와 땅콩을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도시로 나온 친구들의 땅콩털이 대작전을 유쾌하게 담아낸 3D 애니메이션. 지난 2010년 26부작 TV애니메이션 '볼츠와 블립'를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방영되게 한 레드로버의 첫 번째 장편 스크린 애니메이션이다. 350명 이상이 참여했고, 총 450억원이 투입됐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120개국 선 판매까지 이뤄냈다. 할리우드 10대 메이저 스튜디오 오픈로드가 북미 배급을, 와인스타인이 북미를 제외한 전세계 배급을 맡았다.
황세환 3D 입체 슈퍼바이저는 "사실 레드로버는 하드웨를 개발하는 회사였는데 '볼츠와 블립'라는 콘텐츠를 소개했고, 전부 입체로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그렇게 쌓은 기술을 이번에도 이용했다"고 말했다.
황 슈퍼바이저는 "입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 아이디어 회를 많이 했다"며, 극중 팝콘이 터지는 장면을 언급한 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을 염두했다. 재미요소와 강렬한 입체감을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개봉한 디즈니 3D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시나리오에 참여한 론 카메론이 각본에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은 '볼츠와 블립'에 이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레페니오티스 감독은 "제작에 참여한 한국분들이 똑똑하더라. 아이디어 제안도 많이 했다. 감독이 지시하면 좋은 결과를 내놨다"며 "한국 제작진이 만화에 가진 자세와 열정이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정우석 애니메이터는 "내 나름의 노하우와 경험이 있지만 글로벌 프로젝트라 어려웠다"며 "특히 표정 연기 등을 해야 하는데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특유의 동작을 몰라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짚었다.
정 애니메이터는 또 "여러 매체에서 제작만 한국이고 일하는 사람들은 외국인 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 "작업에 직접 참여한 사람으로 굉장히 섭섭했다. '노력했는데 알아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국산 애니메이션이 맞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내심 싸이 효과를 바랐다.
"전 세계에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데 그 중심에 가수 싸이가 있다. 싸이와 애니메이션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내 싸이 열풍이 아직 남아 있고,모든 사람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의도한 세계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으면 좋겠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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