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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 달려보자 자본시장] ③稅혜택 누리는 `소장펀드`…펀드붐 또 일으킬까
입력 2014-01-17 07:49  | 수정 2014-03-17 22:02

'재테크 좀 한다'면서 펀드 하나 없는 이들을 바보 취급하던 때가 있었다. 2000년 중순 시절의 얘기다. 당시 펀드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3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수익률 부진 탓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펀드. 몇 년째 이어지는 펀드시장의 침체기를 극복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와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펀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와 판매 수수료를 한껏 낮춘 펀드슈퍼마켓 도입 등이 협공의 대표적인 예다. 펀드라면 지긋지긋하다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이들이 돌릴 수 있을지 어느 때보다 시장의 관심이 높다.
◆ 세제 혜택 주는 소장펀드, 투자자들 마음 사로잡을까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장펀드 출시준비단은 오는 3월 소장펀드 출시를 앞두고 관련 법령과 세부 지침에 관한 논의를 한창 하고 있다. 소장펀드 출시준비단은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를 비롯, 국내 주요 운용사 사장 10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맡았다.
소장펀드란 연봉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5년 이상 월 50만원씩(연 600만원 한도) 적립하겠다고 약속하면 투자액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상품을 말한다. 최대 가입 기간은 10년이며, 가입 후 연봉이 오르더라도 8000만원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금융 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와는 반대로 절세 혜택이 꽤 높다.
앞서 금융당국이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추진한 재산형성저축(이하 재형저축)은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반면, 소장펀드는 납입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특히 재산형성 저축·펀드(7년)보다 가입기간이 2년이나 짧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자산 증식의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됐던 펀드 투자가 수년째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소장펀드 출시로 2030세대들의 목돈 마련에 도움을 주는 등 제2의 펀드붐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만 소장펀드의 가입조건이 까다롭고 기간이 한시적이어서 아쉬움을 토로한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장펀드의 가입기한은 오는 2015년 12월 31일까지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소득공제란 큰 선물을 받기는 했지만 가입 대상이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로 한정돼 아쉽다"면서 "세제 혜택 기간도 좀 더 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수료 확 낮춘 펀드 슈퍼마켓, 지원 사격
올해 3월에 문을 열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 역시 펀드 가입 독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23일 자산운용사별 펀드 관련 실무자들을 소집해 펀드슈퍼마켓에 관한 설명회를 여는 등 막바지 작업에 힘쓰고 있다.
펀드 슈퍼마켓이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파는 펀드를 살 수 있는 온라인 장터를 뜻한다.
펀드 슈퍼마켓에서는 현재 시중에 출시된 공모 펀드 가운데 약 1000여개를 모두 한 곳에 모아 팔 예정이다. 금융 소비자들은 스스로 펀드 가입조건, 수익률, 수수료 등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오프라인 창구 관리비가 따로 들어가지 않아 판매 수수료를 확 낮춘 게 특징이다.
펀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이라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판매 수수료율의 경우 시중 펀드(1%대)의 3분의 1 수준인 0.35%에 매길 방침이다. 채권형 펀드는 시중 수수료율의 6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 9월 47개 자산운용사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출자에 참여했다. 이들 자산운용사가 모두 펀드슈퍼마켓의 지분을 분산 소유하고 있다보니 금융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투자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펀드 슈퍼마켓은 대형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의 우수한 펀드도 투자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소장펀드 출시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슈퍼마켓이란 새로운 수요처 발굴 기회가 생긴만큼 판매 전략을 짜는데 고심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과 중소형 등 자산운용사 규모별로 판매 전략을 다르게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펀드들을 이 참에 투자자들에게 많이 알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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