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제윤 "금융전업가 육성할것"
입력 2014-01-01 18:53 
신제윤 금융위원장
정부가 올해 금융산업 판도가 각종 대형 인수ㆍ합병(M&A), 규제 완화 등으로 급변할 것으로 보고 금융에 전념하는 '금융전업가'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금융 고유의 DNA를 가진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육성되어야 한다"며 "미래 역동적 금융의 핵심 파트너는 금융에만 전념하는 '금융전업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4대 금융지주 외에 미래에셋, 한국금융지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재벌그룹 계열 금융회사보다는 금융이 본업인 회사가 금융의 새판을 짜야 한다는 뜻이다.
신 위원장은 "금융의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결국 금융전업가 중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모험자본 활성화 등 창조경제 융성을 위해서도 금융전업가 육성은 불가피한 과제"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 금융에 대한 올바른 현실 인식과 충실한 해외사례 연구 등을 접목해 구체적인 육성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태훈 금융위 자문관은 "금융산업의 독자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와 차별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이 이런 화두를 던진 것은 올해는 금융의 판이 크게 바뀌는 해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상반기에 본격화할 예정이고 대우증권, 현대증권, 동양증권, LIG손해보험 등 굵직한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 금융의 판이 크게 바뀐 요인은 외환위기 등 외부충격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충격 없이 큰 변화의 장이 마련됐다"며 "금융권에 이런 지형 변화는 다시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시장 자체가 크게 변화되는 시기에 금융업을 본업으로 하는 회사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 금융업이 (그룹 내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하기보다 (산업에 대한) 보완적 수단에 그치고 악용된 소지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우리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 매각이 단순한 주인 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산업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곳이 올해 대형 M&A를 주도해야 금융산업 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처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과거 수차례 규제 완화 등으로 이런 '스타 플레이어'를 육성해보고자 노력했으나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의 과감한 규제 완화가 없이는 구호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 <용어설명>
금융전업가 : 정부가 고려하는 금융전업가란 산업자본과 무관하게 금융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는 금융회사를 뜻한다. 소유구조상 산업자본이 아닌 순수 금융자본의 지배를 받는 금융회사로 금융 기반의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를 말한다. 골드만삭스ㆍ맥쿼리 같은 투자은행이 대표적인 예다.
[박용범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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