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美 QE축소에도 2200~2420 찍는다"
입력 2013-12-31 16:28  | 수정 2013-12-31 18:46
말띠 해인 2014년 새해 증시는 어떤 모습을 연출할까. 2013년 증시가 지난달 30일 폐장하면서 새로 열리는 증권시장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활력을 잃고 박스권에 갖힌 코스피가 새해에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일경제가 지난달 31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하 센터장) 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상저하고'와 '상고하저'를 선택한 답변은 각각 3명, 2명이었다. 그만큼 전문가들도 신년 증시 향방에 대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상반기에 떨어지고 하반기에 오른다는 '상저하고'를 지지한 3명은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이다. 이준재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속도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체감도가 하반기로 갈수록 커져 상저하고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상저하고론자인 조윤남 센터장은 상반기에도 코스피는 오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반기 국내외 경기 모멘텀이 개선돼 코스피가 2200까지 오른 뒤 하반기에 국내 수급 증가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돼 상승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분기 말~4분기 초에 코스피가 최대 2400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고하저를 지지하는 논리도 만만치 않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센터장은 "선진국 위주의 경기 회복세가 강한 데다 상반기는 국내 경기 사이클상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전하면서 상고하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 증시 비관론자인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며 "상반기 테이퍼링으로 채권 매입액은 줄어들지만 유동성 자체는 문제가 없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5명 센터장들이 꼽은 내년 증시에서 주목할 변수는 엇비슷했다. 긍정적 변수로는 국내외 경기 회복 모멘텀을, 부정적 변수로는 원화 강세를 지목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 개선과 한국의 경우 잠재성장률을 뛰어넘는 경제성장 가능성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엔저에 따른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는 악재"라고 말했다. 홍성국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 및 국내 내수 회복은 긍정적이지만 엔저와 2013년 4분기 기업 실적 부진은 부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신년에 투자 유망 업종을 가르는 기준 역시 환율 리스크였다.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업종은 1순위 기피 대상이었다.
이종우 센터장은 "자동차는 엔화 약세와 수익성 향상 한계로 인해 부정적"이라며 "오히려 낮은 주가에 수익 개선 전망이 큰 조선과 화학 업종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홍 센터장은 자동차 대신 은행과 철강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내수 부진에 따라 유통을 기피 업종으로 예상했고 ITㆍ조선ㆍ화학 업종 투자를 권했다. 그러나 이준재 센터장은 "자동차 등 부문에서 환율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자동차ㆍ유통ㆍ소프트웨어 분야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망 투자처로는 5명 가운데 4명이 경기 회복 기대가 높은 유럽을 꼽았고, 이종우 센터장은 주가가 낮고 구조조정 이후 경기가 상승할 중국을 유력하게 보았다.
신년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은 대체로 매수우위를 점쳤다. 이창목 센터장은 "테이퍼링이 개시돼도 글로벌 자금은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ㆍ중국ㆍ말레이시아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 매도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경제성장률이 선진국 수준인 한국은 외국인에게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신년에는 전체적으로 매도우위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5명이 예상한 2014년 코스피 밴드는 최고치는 2420, 최저는 1750이었다.
[김병호 기자 / 이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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