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발빠른 사업전환 기업 주가 날았다
입력 2013-12-30 17:28  | 수정 2013-12-31 00:42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이 4조원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2013년 주식시장이 30일 오후 폐장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거래소 직원들이 색종이를 날리며 증시 폐장을 축하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종가 대비 0.72% 오른 2011.34로 마감했다. <김재훈 기자>
'해외사업 성과와 수익구조 개선이 높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 한 해 코스피 대형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무엇일까. 30일 매일경제가 코스피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들의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말 종가 대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네이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NHN에서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 상장된 뒤 35만원대였던 주가는 30일 72만4000원을 기록하면서 상승률이 무려 103%에 달했다.
네이버에 이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엔씨소프트(65.1%) 한라비스테온공조(63.5%) KCC(57.7%) 현대홈쇼핑(53.7%) 코웨이(52.5%) 호텔신라(51.3%) 순이었다.
올해 업종별로는 조ㆍ금ㆍ통(조선 금융 통신)이 증시를 이끌었다면 종목 기준으로는 사업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이 주가 상승률도 높았다.
네이버는 기존의 인터넷 기반사업에서 올 들어 모바일 소셜 플랫폼인 '라인'이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라인은 최근 일평균 신규 가입자가 70만~80만명에 이를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받은 데다 주력 지역인 일본 태국 대만 외에 내년에는 북미 진출도 예정하고 있다.
주가 상승 2위인 엔씨소프트는 신작 인터넷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 중국 내 일평균 매출이 50억원을 넘는 등 해외시장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주가도 수직 상승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난 3월 한라공조가 대주주인 미국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해 세계 2위 차량 공조제품 업체로 성장하면서 주가 상승을 가져왔다. 인수를 통해 연구개발 기능을 확대하고 고객다변화, 프리미엄 브랜드 선점 등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주가가 크게 뛴 종목들을 일반화하긴 힘들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요인이 있다면 수익구조 패러다임을 시장에 우호적으로 바꿨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코웨이나 KCC, 호텔신라 등은 시장환경 변화에 크게 수혜를 입은 사례다. 코웨이는 중국 미세먼지가 크게 늘면서 수혜주로 분류됐고, KCC는 전월세 수요가 늘면서 혜택을 봤다는 평가다. 호텔신라도 올 상반기 리모델링 후 제때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특수로 상승했다.
반면 사업 변화가 더딘 원자재 기반 업종들은 대거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에쓰오일 GS SK이노베이션) 화학(금호석유) 식품(CJ제일제당) 등은 수익률이 낮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내내 지속됐던 엔저로 인해 대형 수출주들이 맥을 추지 못한 반면 SK텔레콤 엔씨소프트 KCC 등 과거 부진했던 종목들이 대거 올랐다"며 "전체적으론 환율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종목이 수혜를 봤다"고 평가했다. '엔저' 등의 악재로 인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들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작년 말 대비 0.72%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9.06포인트(0.45%) 오른 2011.34로 올해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G20 국가 가운데 14위로 1~4위인 아르헨티나(89.2%) 일본(55.6%) 독일(26.0%) 미국(25.7%)에 크게 못 미쳤다.
무엇보다 올해 '상저하고'의 코스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외국인 수급 부진이었다. 하반기에만 13조원이 넘는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10조원이 넘는 순매도로 인해 올해 전체로는 약 3조4000억원 매수 우위에 그쳤다. 지난해 17조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에 비하면 크게 쪼그라들었다.
외국인 순매수 '빅3'인 SK하이닉스 네이버 SK텔레콤은 모두 시총 100위 기업 가운데 주가 상승 '톱10'에 들었다. 특히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4조8000억원에서 4조원에 그친 반면 시가총액은 1186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10대 그룹의 전체 시총이 작년보다 5조원가량 줄면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58.4%에서 56.2%로 줄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19조9000억원 줄어 가장 많이 하락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9조7000억원 늘어났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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