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농협 품에 안긴 우리투자증권…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입력 2013-12-24 19:50  | 수정 2013-12-26 08:04

업계 1위인 우리투자증권이 우여곡절 끝에 농협금융지주 품에 안김에 따라 증권업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자산규모로 업계 10위권 밖에 머무르던 NH농협증권은 단숨에 업계 1위 증권사로 떠올랐다. 대형 증권사 매물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우투증권의 흥행은 증권업계의 인수합병(M&A)의 물꼬를 틔웠다는 평가다.
24일 금융당국 및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농협금융지주를 선정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로써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업계 1위의 증권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현재 농협금융지주는 자산 규모로 봤을 때 10위권 밖에 있는 NH농협증권을 가지고 있다. NH농협증권의 자산규모는 지난 9월말 기준으로 6조4000억원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한 우투증권을 인수함에 따라 단숨에 그것도 압도적인 업계 1위 증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우투증권은 NH농협증권에 없는 종합금융투자(IB) 사업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 향후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 인수합병(M&A)을 비롯한 기업의 금융업무 등을 수행하는데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우투증권 역시 농협금융지주가 보유한 전국적인 영업망을 활용하는 한편 경제사업 영역에서 새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투증권을 한솥밥 식구로 맞이하게 된 NH농협증권은 잔뜩 들떠 있는 분위기다. 우투증권은 국내 최고 수준의 리테일, IB 부문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증권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IB와 운용 부문이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장점이 서로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물론 두 조직의 통합이 곧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기회가 닿는대로 우투증권의 독자 운영을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 제기된 우투증권이나 NH투자증권의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따라서 인수가 완료돼도 우선 분리 운영을 한 후 몇 년 후 통합의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현재 우투증권의 임직원수는 3000여명으로 NH투자증권(889명) 보다 3배 이상 많다.
NH농협증권 관계자는 "우리 회사나 우리투자증권 직원 모두 이번 인수건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을 텐데 지주에서 합병 문제에 대해 명확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당분간 합병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려고 한다"며 "다만 이번 인수를 통해 침체된 증권업종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리딩 컴퍼니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투증권 매각 흥행으로 잇달아 나온 대형 증권사들의 매각 작업 역시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는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비롯해 아이엠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10여개 중소형 증권사들이 M&A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우투증권 매물이 잘 소화됨에 따라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매각 역시 용이해졌다"며 "이에 따라 나머지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게 될 것이고 그러면서 증권업계의 새 판짜기는 가속화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득관 기자/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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