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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도마뱀 꼬리? 잠재한 `스폰` 연예인 곳곳에
입력 2013-12-22 10:48 
1년 전쯤 한 친구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연예인 A양을 봤다', '만나본 적이 있느냐?', '어떤 사람이냐?' 등을 물었다. 당시 활동을 안 하던 그라 궁금해서 '왜 그러느냐'고 하니 회사에 '마담뚜'가 '협상'을 하러 다녔는데 이후 A양이 회사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고 했다.
유명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은 중중견 기업이었다. 그 '협상가'가 회사 대표에게 딜을 했고, A양과 대표는 연인(?) 사이가 됐다고 했다. 회사에서 연예인을 보니 신기했다는 그의 말에 조만간 A양의 결혼 발표 소식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스폰'은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A양은 다른 이와 결혼한 사실이 알려졌다. 스친 생각은 '스폰'이었다. 두 사람이 외국으로 여행을 꽤 다녔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또 얼마 뒤 과거 유명 드라마에 나왔던, 여주인공의 5번째쯤 되는 친구 역의 B양이 셀카를 올렸던 기억이 난다. 가족이라 그랬는지, 가까운 친구들이라 그랬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아무튼 그들과 외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글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스폰서'와의 여행이었다.
검찰(수원지검 안산지청)이 지난 19일 연예인 성매매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남자 3명(알선책 1명), 여자 9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찌라시' 등을 통해 거론된 유명인들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잠재한 연예인 A양은 꽤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도 몇몇 연예인이 포함돼 있다. 유명 톱스타는 없을지 몰라도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연예인들 몇몇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스폰 관계'는 어떤 필요충분조건이 있어야 가능한 말이다. 대부분은 양심상 악마의 제안을 하지도 않고, 받아도 이를 거절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뭐든지 잘못한 이는 무리의 소수이듯 일부가 문제다. 요즘 '개인적 일탈'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개인 사업체라고 할 수 있어 소속감을 느끼지 않는 이들을 제재할 순 없다. 언제든 '일탈'할 수 있다는 말이다. 청소년들에게 선망받는 직업이니 주의하라며 양심을 따르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다.
언론의 이니셜로 보도된 기사가 연예인들에 관심 많은 네티즌의 추측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그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돼 '찌라시'도 만들어져 문제를 크게 만든다.
이번 사건에 거론됐던 몇몇 연예인들이 성매매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이들에게 법적 강경 대응에 나선 현재 상황이 '찌라시'의 폐해를 알리고 근절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동의를 조금이나마 높일 기회가 된 것은 긍정적인 효과다.
하지만 생각나는 이야기는 또 있다. 몇 달 전 호텔 관계자에게 역시 지금은 활동을 잘 하지 않는 C양과 모 회사의 회장이 밤새 같은 방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확인할 수 없다. 사업적인 이야기를 나눴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한 상상을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사상이나 성향이 이상한 걸까? 물론 그들이 좋은 결과에 도달한다면 의문은 풀린다. 하지만 이 대표는 유부남이다.
'스폰'을 받으려는 연예인과 연예인을 원하는 이, 이를 취재하는 언론, 궁금증이 폭발하는 네티즌 등등. 누가 더 나쁜 걸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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