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남3區 자존심 싸움…재건축 속도전
입력 2013-12-20 15:49  | 수정 2013-12-20 16:40
지지부진하던 서초ㆍ강남ㆍ송파 등 강남 3구 재건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 빅2인 강남구ㆍ서초구에 가락시영재건축 등 대형단지를 앞세운 송파구가 추격하는 분위기다. 최근 아크로리버파크, 대치청실래미안 등 강남 재건축 분양이 대박을 터트리자 그동안 관망하던 인근 재건축조합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양새다.
◆ 강남구 "옛 명성 되찾자"
그동안 재건축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강남구 대치동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치쌍용아파트가 본격적인 재건축에 시동을 건 데 이어 그동안 이 지역 재건축 대명사로 꼽혔던 은마아파트는 추진위원장 재선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근 개포주공 1만5000여 가구까지 내년께 이주를 시작하게 될 경우 강남구는 1등 고급주거단지로서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다.
강남구청 고위 관계자는 20일 "재건축사업이 느려지면서 인근 서초구와 송파구 새 아파트에 조금 밀린 감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대치동과 개포동이 새로 정비되면 다시 최고급 주거단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동은 먼저 주민들 간의 재건축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치쌍용1ㆍ2차는 주민 54% 이상이 재건축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추진위원회 설립이 성큼 다가왔다. 지난 10년간 주민 간 소송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은마아파트도 28일 주민총회를 여는 등 내년 초까지 신임 추진위원장을 선출하고 재도약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대치쌍용의 경우 올해 가격이 1억원이나 올랐다. 전용 83㎡는 올해 1월 7억6000만원에서 5월 8억1000만원을 돌파한 뒤 최근 8억5000만원 선까치 치고 올라왔다. 대형 평형인 전용 128㎡도 1월 10억2000만원에서 이달 11억5000만원대로 올라섰다. 대형 평형은 향후 조합 의견에 따라 '1+1'로 소형 포함 2가구를 받을 수도 있는 귀한 매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문의가 늘고 있다"며 "향후 2가구를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대형에 투자하려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초ㆍ송파 "내가 신흥 맹주"
서초구와 송파구의 재건축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초는 반포, 송파구는 잠실 신천 일대의 사업성공이 추가 재건축을 유인하고 있다.
지난 17일 건축심의를 통과한 반포동 삼호가든맨션3차는 현재 424가구에서 임대아파트 126가구를 포함해 835가구로 재건축된다.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은 오름세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109㎡형은 지난 5월 8억원에, 11월에는 8억5000만원에 팔렸다.
정용태 삼호가든맨션3차 재건축조합장은 "내년 2월 총회를 열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재건축 기대감으로 우리 단지는 집값이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잠실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도 19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사업이 순항 중이다. 이 단지는 지난 4월 서울시가 최고 50층 건축을 허용하면서 5890가구의 대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특히 국내 최고 높이인 잠실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는 등 인근에 개발호재까지 있어 기대가 큰 상황이다.
박준 잠실박사공인중개소 대표는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내년 초 건축심의, 내년 3~4월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도 사업시행인가 신청에 들어가 인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불황이다 보니 분양시장도 양극화되고, 또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은 강남에 오히려 투자자들이 더 몰리는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재건축조합들도 사업을 빨리 끌고 갈수록 이득이란 점을 잘 알고 있어 강남 재건축사업 속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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