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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용준형 “자작곡 ‘플라워’, 내 경험 담았다”
입력 2013-12-19 11:02 
‘너는 갔고 향기만 남아/ 나를 두고 그대 어디 가나/ 날 흔들고 맘을 들고 떠나가면 나는 어떡하나/ (중략) /안녕이란 말조차 없이 떠나간 너지만 Baby/ 진심으로 빌어줄게 어디서든 꼭 행복하길 Baby
비스트 용준형(24)의 자작곡이자 최근 그가 발표한 솔로 앨범 타이틀곡 ‘플라워(Flower)의 노랫말이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는 사랑과 꽃을 연결한 아름다운 은유로 가득 차 있다. 한 송이 꽃으로 피었다가 지는 사랑, 연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떠나간 사랑의 손 위에서 꽃으로 남아 계속 노래를 하는 용준형은 슬픈 가사, 섬세한 감정 연기로 사랑의 역설적인 아픔을 표현했다.
앞서 용준형은 연인과 한 차례 결별의 아픔을 이겨낸 터다. 용준형은 지난 18일 서울 청담동 큐브카페서 진행된 취재진과 인터뷰서 ‘플라워에 대해 4~5개월 전에 나온 곡인데 내 안에 있는 감정을 끄집어냈다”고 설명했다.
특정인이나 특정 사실이라고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내가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인 곡은 직접 경험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느껴보지도 못한 감정을 이렇겠지 하고 상상해서 쓰는 것과 내 안에서 끄집어 낸 것은 천지차이다. 어느 정도 진실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다음은 용준형과의 일문일답
Q. 첫 솔로앨범이다
A. 이번 앨범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목표는 ‘용준형이 자기 음악을 한다고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작사·작곡 하는 사람은 요즘 많지 않나. 그 정도가 아니라 정말 내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었다. 목표를 다 이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 가능성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Q. 왜 ‘플라워인가
A.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느낌이 왔다. ‘플라워란 단어만 듣고, 꽃이 폈다가 진다는 막연한 인상이 좋았다. 이를 비유해 풀어내면 좋을 것 같았다.
Q. 멤버들의 반응은
A. 멤버들에게 항상 내 노래를 미리 들려주는 데 정말 다들 좋아했다. 우리(비스트) 다음 앨범에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살짝 당황스러웠다. 멤버들이 곡을 듣고 ‘너 다운 곡이라고 했다. 그 얘기가 정말 좋았다. 자신감이라기보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큰 인기를 끌거나 수익을 얻겠단 생각은 애초 하지 않았다. 딱 하나였다. 용준형 표 음악. 인정받고 싶다.
Q.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법도 한데
A. '대중을 사로잡고, 이슈가 되는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내 앨범 할 때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의미를 두고 포커스를 맞췄다. 내 솔로곡이 인기 없다고 해서 자괴감에 빠질 필요도 없다. 결국 잘 된다는 이야기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다. 음원차트 성적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Q. 대중성을 포기한 부분이 있나
A. 일정 부분 그렇다. 귀에 남는 요소를 넣을 수도 있고, 음악이 완성된 후에 사운드를 강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진 않았다. 전체적인 분위기, 가사를 들었을 때 여운이 남는 곡을 하고 싶었다. 더하기가 아닌 뺄셈에 집중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A. 누구에게 준 곡이든 내 곡이든, 어떤 곡이든 하나하나 듣고 생각하면 그 작업을 할 때 했던 고민들과 당시 상황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한 곡 한 곡이 모두 내 발자취여서 딱 하나 꼽긴 어렵다. 곡이 좋든 안 좋든, 인기가 있든 없든, 내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지금 들으면 어떻게 이 따위 곡을 썼을까 싶은 모든 흔적을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내가 조금이라도 나태해지거나 채찍질이 필요할 때는 그 곡을 들으면서 자극을 받는다.
Q. 협업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
A.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이다. 그래서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내가 보여드리지 못한 점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 자신도 조금 더 발전해야 서로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나는 아직 미숙하다.
Q. 스스로 어떤 점이 미숙하다고 생각하나
A. 사실 어느 한 부분을 얘기하기조차 쑥스럽다. 작곡 편곡 작사 멜로디 워크 등을 진행할 때 음악적으로 막히는 부분도 있다. 평소엔 그렇지 않지만 음악 작업을 할 때는 기분이 들쑥날쑥해져서 비뚤어질 때도 있다. 내가 나를 컨트롤하지 못할 정도인데 다행스럽게도 김태주(프로듀서)라는 친구가 있어서 이겨낸다. 내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다. 주변에서 가끔 ‘왜 둘이서 계속 작업을 하느냐 따로 할 생각 없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는데 아예 난 그와 ‘따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아마 그 친구와 헤어질 일이 없을 것 같다.
Q. 두 사람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A. '작업 시작' 이런 게 없다. 친구 만나듯 일단 만나서 그냥 정말 인생의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농담으로 시작해서 커피 한잔 하다가 나온다. ‘어! 이거 어때?다.
Q. 솔로 무대 마친 소감은
A. 느낌이 다르고 마음도 무거웠다. 긴장하는 성격이 아님에도 정말 긴장했다. 4분이 안 되는 시간이지만 내가 다 끌고 나가야한다는 점이 만만치 않더라. 그런데 지나고 나니 뿌듯했다. 또 무대를 거듭할수록 내가 조금씩 더 여유로워진다는 희열이 있었다. 멤버들이 바라는 것도 그런 것 같다. 비스트의 빈자리를 느끼는 것이 아닌, 나 혼자 꽉 채우길. 다만 비스트의 일원일 때보다 더 좋거나 나쁜 건 없다. 무대에서 보여드리는 게 다를 뿐이다.
Q. 올해 도전한 게 많았다
A. 요섭의 솔로곡 프로듀싱과 내 솔로 앨범, 비스트 활동에 연기(몬스터)까지 했다. 일단 연기는 하길 잘했다 싶다.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 안에 있는 걸 꺼냈을 때의 그 희열이 좋아서다. 그런데 연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력적이다. 앨범 프로듀싱 역시 완벽하다 할 순 없지만 나름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생각한다. 솔로 앨범 역시 내 개인의 가능성을 봤고, 발견했다. 내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
Q. 아이돌(Idol)이기에 폄하되는 경향도 있다
A. 안타깝다. 억울함까지는 아니지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분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계속해 음악을 들려드리고 내가 그 벽을 깨는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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