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證 매각가 하락…1조안팎 예상
입력 2013-12-13 15:55  | 수정 2013-12-13 21:44
우리금융 2단계 매물인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4개 회사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매각자와 인수자 간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수 후보들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예비입찰보다 수천억 원을 낮게 쓰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매각자 측은 4개 회사에 대해 최저입찰가격(MRP)을 적용하겠다고 맞섰다. 특히 우리아비바생명은 건전성 제고를 위해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이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이번 매각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KB금융, NH금융, 파인스트리트 등이 모두 1조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 결과 우리아비바생명이 2000억원 넘는 증자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우리투자증권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우리아비바생명 증자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7000억~8000억원대에 사는 것도 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당초 1조1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됐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가격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가치도 장부가를 밑돌고 있어 이번 매각은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 NH금융, 파인스트리트는 4개 회사를 일괄 인수하겠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파인스트리트와 NH금융 간 연대설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개별적으로 인수에 나서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입찰을 결정하고 최종입찰가를 16일 정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아비바생명 가치를 낮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당초보다 가격을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과거 ING생명 인수가 이사회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이사회 의견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가치에 따라 인수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침체된 KB 분위기를 살리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해 가격에 무리를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NH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실사 결과를 보고하고 인수 참여 안건을 통과시켰다. 실사 결과 우리투자증권 외에 우리아비바생명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오면서 인수 가격은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해졌다. NH금융 관계자는 "인수를 결정하는 핵심 요건이 '가격'이지만 내년에 뒷감당할 생각을 하면 프리미엄을 높게 붙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트리트 역시 실사 이후 입찰가를 놓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 매물들이 나오기 때문에 파인스트리트가 뒷감당이 안 될 정도로 무리하게 우리투자증권에 베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매각자 측은 일부 계열사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패키지를 풀어 매각할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박용범 기자 / 이덕주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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